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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아기와 국회 출석, 한국은 안됩니까

등록 :2021-07-05 22:01수정 :2021-07-06 02:41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아기 데리고 출산 뒤 첫 등원
“회의장 아이동반법 통과를”
EU·호주·미 의회는 법제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5일 오후 생후 59일 된 아들과 함께 국회에 등원해 본회의장 앞을 지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5일 오후 생후 59일 된 아들과 함께 국회에 등원해 본회의장 앞을 지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생후 59일 된 아기가 엄마 품에 곤히 잠든 채 국회로 ‘출근’했다. 5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아기와 함께 출산 뒤 첫 등원을 했다.

하지만 법안 표결 등 국회의원이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국회 회의장에는 아직 아기가 들어갈 수 없다. 국회법 151조(회의장 출입의 제한)는 국회 회의장에 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 그 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과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는 출입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용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아이를 안고 기자회견에 나서 ‘국회 회의장 아이동반법’(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촉구했다.

‘국회 회의장 아이동반법’은 여성 의원이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영아를 동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용 의원은 지난 5월17일 다른 국회의원 61명과 함께 이 법을 발의했다. 2018년 임기 중 출산을 했던 신보라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20대 국회 때 같은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용 의원은 19대 장하나 전 민주통합당 의원, 신보라 전 의원에 이어 임기 중 출산을 한 세번째 의원이다.

출산한 여성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2018년 미국 의회는 생후 1년 미만 아기를 의원이 동반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바꿨다. 태미 더크워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생후 10일 된 딸을 데리고 본회의장 표결에 참여하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자, 미 상원은 만장일치로 의회 규정을 변경했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유럽(EU) 의회에서도 의원이 아이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다.

용혜인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여성과 청년의 정치참여가 점점 중요해지고 저출생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만큼 이제 국회에 의원이 아이를 동반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수용되어야 한다”며 “이 법이 국회뿐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들의 육아와 의정활동 병행을 지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일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로 법안이 통과되면 육아에 대한 공적 지원의 필요성을 사회에 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용 의원은 출근 뒤 아이를 안고 김상희 국회부의장을 예방했다. 김 부의장은 아기를 위한 선물을 전달하며 “국회 회의장 아이동반법이 조속히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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