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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산참사 책임자는 자치경찰 이끌 자격 없다

등록 :2021-04-08 18:21수정 :2021-04-09 02:38

2009년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점거농성을 하는 용산구 한강로 3가 한 빌딩에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서자 망루가 화염에 뒤덮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09년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점거농성을 하는 용산구 한강로 3가 한 빌딩에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서자 망루가 화염에 뒤덮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오는 7월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광역자치단체별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09년 용산참사 당시 현장 진압작전을 지휘했던 신두호 전 인천경찰청장(당시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장)이 인천시 자치경찰위원으로 추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많은 사상자를 낸 과잉진압 사건의 책임자가 시민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는 자치경찰을 지휘·감독할 자치경찰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경찰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되는 자치경찰제는 중앙정부에 집중된 경찰권을 지방정부로 분산하고, 시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경비 분야 경찰 업무를 지역별 상황에 맞게 수행하기 위한 제도다. 시·도 자치경찰위는 자치경찰의 인사·예산·감사 등을 총괄하는 실질적 지휘·감독 기구다. 위원의 자질로 경찰권의 민주적 통제 의지와 고도의 인권 감수성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 등 6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부상당한 과잉진압 참사의 현장지휘 책임자는 자치경찰위원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더구나 공소시효 문제 등으로 과잉진압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 전 청장이 자치경찰위원에 임명되는 것은 용산참사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반성을 되돌리는 처사다.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 등으로 구성된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8일 성명을 내어 “피해자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파헤치는 것”이자 “살인진압에 훈장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전 청장은 6명의 인천시 자치경찰위원 중 국가경찰위원회 몫으로 추천됐다. 그를 추천한 국가경찰위원회는 국가경찰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유가족들의 절규와 비판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 용산참사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도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할 의무와 경찰관 직무규칙을 위반한 과잉진압’이라고 결론지은 바 있다. 2019년 민갑룡 경찰청장이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공식 사과도 했다. 국가경찰위는 이 모든 게 ‘보여주기용’에 불과했다고 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도 박남춘 시장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다. 신 전 청장 임명이 강행된다면 인천 자치경찰은 커다란 오점을 안고 출발하게 된다. ‘민주·인권 경찰’의 상징이 돼야 할 자치경찰제의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와 인천시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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