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버튼’ 트위트는 대국의 지도자로서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내 책상에 핵단추가 있다’고 한 신년사 발언에 ‘내 핵버튼이 더 크고 강하다’고 맞대응했다. 트럼프는 심지어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고 자랑하듯 말했다. 초강대국 대통령이 핵전쟁을 어린아이 장난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전 세계를 불안에 빠뜨리는 위험천만한 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버튼’ 발언에 미국 안에서 강력한 비판과 성토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과거 공화당 정권의 인사들마저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인들이 핵버튼에 대해 너무 경솔하게 발언하는 대통령의 정신건강까지 걱정해야 하느냐’는 백악관 출입기자의 질문은 상식 있는 미국민의 생각을 대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분별없는 발언이 진짜로 전쟁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역사상 모든 전쟁은 우발적 사고였다’는 백악관 내부 인사의 지적은 허투루 듣고 지나갈 말이 아니다. 미국 핵과학계마저 트럼프의 트위트가 핵전쟁과 종말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지 않는가. 만에 하나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결과는 한반도 전체의 공멸이다. 우리로서는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사실에 눈감아선 안 된다.
지금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호응으로 만들어진 한반도 평화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위상에 걸맞은 지도력을 발휘하고자 한다면, 발언 하나하나에 절제와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안보 파트너로서 우리의 평화 조성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지금처럼 경솔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분위기에 역행해서는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