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 이어 4개월 만에 다시 열린 베트남 다낭에서의 한-중 정상회담 분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좋았다는 데 이견이 없는 듯하다. 회담 시간은 43분으로 베를린의 75분에 비해 짧았지만, 이는 이견과 갈등을 드러낼 부분이 그만큼 많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두 나라 관계 정상화의 순조로운 출발로 보인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우리 정부의 훨씬 정교한 외교적 노력이 긴요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북핵 문제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식의 해결’에 두 나라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중국을 공식 방문하기로 했고, 한·중 두 나라는 다양한 채널의 전략대화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전략대화 강화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기반으로 작용하는 게 중요하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굳건한 한-미 동맹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압박이든 유인책이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쉽지 않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북핵의 평화적 방식 해결’에 합의했으니, 북한을 어떻게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낼지 전략대화를 통해 논의하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의 서로 다른 이해를 조율해야 할 책임은 한반도 문제 당사자인 우리 정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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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봉합’되어 있다는 게 이번에 재차 확인됐다. 청와대는 첫 정상회담 브리핑에선 사드에 대한 시진핑 주석 발언을 공개하지 않았다가, 중국 <신화통신> 보도 이후에 황급히 “(신화통신 보도는) 종래의 중국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사드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건 10·31 한·중 공동발표문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 정부가 굳이 ‘두 나라 사이의 이견’을 숨기려 든다는 인상을 주는 건 적절치 않다. 현 상황에서 사드 갈등은 ‘미봉’한 채로 놓아두고 한-중 관계 개선을 추구해나가는 게 현실적이다.

결국 사드 갈등의 완전 종식은 북핵 문제의 해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중 두 나라는 우선 북핵 해결을 위한 협력 강화에 온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