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달 23일 홍 후보자가 지명된 뒤 검증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위법행위가 드러난 것은 없다. 사실 처음부터 쟁점은 미성년 딸의 거액 증여와 ‘언행 불일치’ 같은 도덕성과 관련한 문제였다. 홍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거듭 “논란을 겪고 보니 제가 부족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게 됐다. 겸허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명을 들어보면, 도덕성 논란을 말끔하게 해소하는 데는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는 2015년 자신의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외할머니로부터 8억6500만원 상당의 상가 건물 지분을 증여받은 것과 관련해 “전적으로 어머님의 결정이었다”며 “어머님의 의사에 크게 반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시 현직에 있고 총선을 앞두고 있어 회계법인에 ‘증여세를 더 내도 좋으니 조금의 문제 없이 처리해달라’고 했고, 실제로 세법 기준과 절차를 철저하게 지켰다”고 말했다. 한 세대를 건너뛰는 ‘격세증여’는 절세 방법의 하나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홍 후보자는 교수와 시민단체 활동 시절부터 ‘과도한 부의 대물림’을 비판했고, 19대 국회 때는 격세증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렇다면 가족의 재산 문제에서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 행동했어야 했다. 책임을 장모에게 미루는 해명은 궁색하게 들린다.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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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후보자 부인이 딸의 증여세 납부를 위해 딸에게 차용증을 받고 2억2천만원을 빌려준 것도 보통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홍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딸에게 2억5천만원을 증여해 모녀간 채무관계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제대로 된 선택이라고 본다.

홍 후보자는 1998년 경원대(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시절 쓴 책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에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중소기업인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이 들어 있는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책 전체 맥락을 보면 명문대 독식구조를 해소하자는 내용”이라면서 “경위야 어떻든 잘못된 표현에 의해 상처받으신 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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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들을 위해 일하는 부처다. 홍 후보자는 앞으로 이번 논란의 교훈을 겸허하게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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