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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진심과 사죄’ 빠진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등록 :2017-03-21 18:04수정 :2017-03-21 19:27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뇌물수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그는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이의 대국민 사과라기엔 많이 모자란다. 검찰에 나온 피의자들의 전형적인 말이 꼭 이랬다. 박 전 대통령에게선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진정성은 도무지 찾을 수 없다. 그런 형식적 입장 발표로는 국민의 성난 마음을 달래기 힘들다. 그는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쪽이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은 분명하다. 그는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특검이 나를) 완전히 엮었다”고 거칠게 반발했다. 극우성향 인터넷 방송에 나와선 검찰과 특검 수사를 “거짓으로 쌓아 올린 커다란 가공의 산”이라거나 “오래전부터 기획된 음모”라고 비난했다. 대면조사도 온갖 핑계와 트집을 잡아 끝내 거부했다. 그런 그가 이제야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방향을 튼 이유가 달리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처럼 검찰과 특검 수사를 전면 부정하고 조사를 회피하다간 구속을 면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겠다. 국민 여론을 자극할 필요 없이, ‘전직 대통령의 구속이 사회 통합에 끼칠 악영향’ 등이 부각되도록 하는 게 낫다는 계산도 했음 직하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 쪽의 계산에 신경을 쓸 이유는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필요하면 구속해 수사를 계속하면 될 뿐이다. 원칙대로라면 구속수사가 당연해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수수나 블랙리스트 등 박 전 대통령의 혐의 하나하나에 대해선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증언과 물증이 다 갖춰져 있다고 한다. 증거가 명백한데도 끝내 부인하면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 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관련자 대부분이 구속돼 재판까지 받는 마당에선 형평성 때문에라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이 더 무겁게 처벌되는 뇌물죄의 경우, 준 쪽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진작 구속돼 있다. 박 전 대통령만 구속하지 말자는 게 되레 어색하다.

검찰은 이제 일체의 정치적 고려를 던져버려야 한다. 다른 사건도 그렇지만 이번에는 특히 법과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법치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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