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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파국을 향해 줄달음치는 ‘식물 대통령’

등록 :2016-11-03 17:59수정 :2016-11-0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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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혼은 여전히 비정상이다. 비선 실세의 농간에 놀아나 나라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것을 조금이라도 뉘우친다면 이런 정국 해법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민심에 역주행하는 개각으로 정국에 핵폭탄을 던진 것으로도 모자라 하루 만에 또다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인선으로 국민의 뒤통수를 때렸다. 야당은 물론 여당과도 상의하지 않은 불통 인사다.

박 대통령이 내놓는 정국 해법은 상식에 기초한 ‘정치’가 아니라 ‘꼼수와 공작’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을 ‘재활용’하면 국민이 박수를 칠 것이라고 여기는 것부터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그동안 국민통합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지난 대선 때 말을 갈아탄 대가로 얻어낸 그 자리를 개인적으로 즐겼는지는 모르지만, 국민통합을 위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누가 그를 김대중 대통령 정신의 계승자요 호남 민심의 대변자로 보는가.

박 대통령이 누구와 상의해 정치적 폭주를 계속하는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배후 실세로 군림해온 최순실씨와 ‘문고리 3인방’ 등이 모두 떠난데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인사·정무 라인도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정진철 청와대 인사수석마저 김병준 국민대 교수의 총리 후보자 지명을 나중에 박 대통령한테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박 대통령 뒤에 새로운 ‘비선’이 형성돼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장막 뒤의 조력자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인지 또 다른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다. 분명한 사실은 그들 역시 박 대통령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박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보며 국민들 사이에는 ‘박 대통령이 도대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도 나오고 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아마 박 대통령은 신문과 방송 보도도 완전히 외면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평소에도 자신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담긴 언론 보도를 꺼려온 박 대통령이, 대통령 비판 기사로 도배하다시피 하는 신문과 방송을 거들떠볼 리 만무하다. 결국 박 대통령은 여전히 민심과 동떨어진 외딴섬에서 엉뚱한 판단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드디어 9%대까지 떨어졌다. 그 정도로도 이미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뇌사상태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행동의 연속이다. 야권에서도 그동안 자제해온 ‘하야’ 주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식물 대통령’이 된 박 대통령이 계속 숨을 유지할 수 있는 산소호흡기는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사과, 그리고 검찰 수사를 자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스스로 산소호흡기를 떼어내고 파국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해서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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