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참사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선체결함설, 암초설, 기뢰설, 어뢰피격설 등 각종 분석과 관측만 난무할 뿐이다. 분명한 흐름은 참사 직후 일부에서 강하게 제기했던 북한 연계설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그제 발표에서 북한군 잠수함이나 잠수정 등의 침투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국방부 설명의 전반적인 주조는 북한 공격 때문이 아니라는 쪽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부 보수 정치세력과 황색언론들이 끈질기게 북한 소행설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어제도 “정부가 북한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축소하고 있지만 천안함 폭발은 북한의 공격에 의한 가능성이 크다”고 물고늘어졌다. 북한 공격설의 근거도 뚜렷한 게 없다.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유언비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정도다. 보수층의 입맛에 맞춘 북한 공격설 유포는 일부 보수언론이 더 심하다. “북한에 한방 맞았을 가능성이 60~70% 이상이다” “확고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따위의 말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어떻게든 이번 사건에 북한이 연루됐길 바라는 마음이 여과없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황증거가 전혀 없는데 북한이 개입했다고 할 수 없다” “국가는 증거를 갖고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등의 언급을 한 것은 합리적이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가 북한 연계설의 확산을 차단하는 균형추 구실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비하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는 어제 국회 국방위에서 “어뢰 가능성이 좀더 실질적이다” “북한 잠수정 두 척이 보이지 않았다”는 등 전날 국방부 발표와는 뉘앙스가 다른 발언을 함으로써 혼선을 부추겼다.
천안함 참사의 정확한 원인은 배를 인양해 정밀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파악하기 힘들다.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특히 한반도 정세와 대북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북한 공격설을 남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정부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말고 신속하고 엄밀하게 조사를 진행해, 이런 억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