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해 방문한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서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해 방문한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서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부 강성 지지층이 지난 27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의 색출에 나섰다고 한다. 일부는 의원 명단을 임의로 만들어 조리돌림까지 하고 있는 사실이 28일 알려졌다 . 당시 본회의 표결은 무기명으로 이뤄져 개별적인 명단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명확한 근거 없이 이른바 ‘살생부’를 작성해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의사표시를 넘어 반민주적 행동이나 다름없다.

‘더불어민주당 낙선명단’이란 이름이 붙은 살생부의 존재는 ‘친명’ 강경파로 알려진 최강욱 의원이 먼저 언급했다. 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려는 일부 당원들의 움직임에 대해 “(명단은) 완벽하게 확인할 수 없고, (색출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보도를 통해 공개된 명단에는 실제로 40명 남짓한 민주당 의원의 이름과 사진, 지역구 등이 실려 있다. 이경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도 “30~40명, 살생부 명단을 만들면 이 대표를 옹호했던 의원들마저 등을 보일 수 있다”며 일부 강성 지지층의 자제를 촉구했다.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온 ‘가결 같은 부결’의 후폭풍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애초 이 대표와 지도부가 체포동의안의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기에 무더기 이탈표의 충격은 배가됐을 것이다. 지난 16일 검찰의 영장 청구 이후 10여일간 지도부가 표단속에 몰두했음에도 최소 31표 이상의 이탈표를 막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와 원인부터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 순리다. 결과가 기대치와 달랐다고 해서 확인되지도 않은 의원들을 살생부에 올리고 총선 공천 때 손보겠다고 벼르는 것은 공당의 당원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물론 이 대표나 민주당을 돕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먼저 이런 반민주적 움직임과 분명한 구분선을 그어야 한다. 가뜩이나 부정적인 여론의 흐름을 거스르는 과격한 언행은 민심과 더욱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더욱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로 끝난 게 아니다. 체포동의안에 들어간 혐의 말고도 검찰의 추가 영장 청구나 기소가 예상된다. 이번 무더기 이탈표로 당내 ‘방탄 피로증’의 실체가 드러났고, 언제까지 부결로 맞설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표결에 반영된 민심의 목소리를 새겨듣고 ‘선당후사’의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