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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키채 폭행에 뇌진탕까지, 아직도 스포츠 폭력인가

등록 :2022-08-01 19:05수정 :2022-08-02 02:39

한국체육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한국체육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 생활관의 스포츠 폭력 실태가 1일 <한겨레> 보도를 통해 추가로 드러났다. “그저 학생들 군기를 잡는 정도였다”는 애초 학교 쪽의 설명과 달리,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은 학생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폭력이 자행됐다고 한다. 그동안 숱하게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잊을 만하면 폭력이 되풀이되는 현실에 말문이 막힌다. 사실상 운동부 합숙소 구실을 하는 한체대 생활관이 스포츠 폭력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지는 않은지 면밀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한체대 역도부 조교이자 남자생활관 사감인 최아무개 코치는 지난 5월25일 밤 10시께 생활관 복도에 역도부 학생 19명을 집합시킨 뒤 하키채로 머리를 때리는 등 1시간 넘게 가혹행위를 했다. 최 코치의 폭행으로 한 학생은 뇌진탕 등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었다. 최 코치의 하키채 폭행과 가혹행위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한겨레> 취재로 드러난 것만 2건이다. 폭행에 사용된 하키채는 늘 사감실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최 코치는 폭행 과정에서 “내가 너희 운동 못 하게 할 수도 있다”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권력관계에 기반한 폭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그런데도 학교 쪽은 이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학교 조준용 교무처장은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지난 6월 말 “하키채를 썼다고 하더라도 그저 학생들 군기를 잡는 정도였다. 학생들은 지금 (학교에) 나와서 운동도 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감추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짙다. 더욱이 한체대는 폭행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스포츠윤리센터 등에 알리지 않고 역도부 지도교수 등이 나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조용한 해결’을 설득했다. 말이 설득이지 조직적인 은폐 시도나 다름없다. 이는 2년 전 스포츠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일명 ‘최숙현법’)에 위배된다.

한체대 학생들에게 재학 중 생활관에 입소해 ‘생활훈련’을 받도록 한 규정도 이참에 손볼 필요가 있다. 운동부 선후배와 코치 등이 함께 생활하다 보면 생활관이 휴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스포츠 폭력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합숙소처럼 운영될 위험이 크다. 생활관에서도 훈련장의 위계질서가 고스란히 작동하는 상황에선 폭력의 발생과 은폐가 빈번해지기 쉽다. 스포츠 폭력의 구조적 문제를 도려낸다는 생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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