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의 하나인 아스퍼거 증후군은 1944년 오스트리아의 의사 한스 아스퍼거(1906~1980)가 이름붙였다. 흔히 ‘카너 증후군’으로 불리는 다른 자폐증과 달리 인지 및 언어발달은 비장애인과 유사하다. 아스퍼거는 ‘공감의 결여, 친구를 맺는 능력이 없음, 일방적 대화, 특이한 것에 지나친 흥미’를 특징으로 들면서도 이것이 되레 ‘뛰어난 자질’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실제 아스퍼거가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한 한 자폐증상 아이는 천문학 교수가 됐다.(<정신의학의 탄생>, 하지현)

11일 발표될 노벨평화상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는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4년 전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실제 그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말한다. 거짓말을 하거나 인사치레를 하는 것도 모른다. 이 분야 권위자인 토니 애트우드는 “이들은 직설적이고 정직하고 단호하며 사회정의감이 강한 경우가 많다”(<가디언>)고 말한다. 지난해 여름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친환경 요트로 대서양을 건너고, 얼마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직설적으로 기성세대를 질타한 툰베리의 비타협적 태도는 이런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

기후변화 반대론자들 사이에선 이것이 그를 공격하는 구실이 되기도 한다. 지난 7월 호주의 우파성향 칼럼니스트에 이어 미국 <폭스티브이>의 출연자도 ‘정신적으로 병든 스웨덴 소녀’라 불러 논란이 됐다. 히스테릭, 광기, 관심받고 싶은 성향 같은 표현은 온라인에 넘친다. 뒤에서 누군가가 조종한다는 음모론, 툰베리 부모에 대한 가짜뉴스도 끝이 없다. 급기야 엊그제 이탈리아 로마의 한 다리엔 목을 맨 툰베리 인형이 내걸려 당국이 수사에 들어갔다. 최근 독일이나 일본 미디어들은 이에 대한 분석기사들을 쏟아냈다. 여성, 어린아이, 장애라는 ‘다름’이 혐오의 쉬운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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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 바탕엔 ‘두려움’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는 그저 환경을 걱정하는 ‘기특한 아이’가 아니다.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툰베리와 그가 촉발한 전세계 10대들의 잇단 대규모 행동은 기성세대를 향한 미래세대의 직접적 분노와 공격이다. 지난달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다름’을 자신은 ‘초능력’이라 여긴다며 툰베리는 이렇게 트위터에 썼다. “혐오자들이 당신의 외모, 혹은 남들과 다른 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면 이는 그들이 막다른 골목에 있다는 뜻이다. 당신이 이기고 있는 것이다!”

김영희 논설위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