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이 시끄럽다. 대기업 임원 출신 대표의 몰상식한 언행에 대해선 지면을 아끼자. 이 글은 예술 하는 사람으로서 예술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정명훈 예술감독의 피아노 독주회 소식을 접하고 내심 혀를 찼다. 그의 행보를 두둔하는 이들은 다니엘 바렌보임과 비교하기도 하던데, 바렌보임은 방대한 레퍼토리를 가진 최정상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로 꾸준히 두 활동을 병행해온 사람이다. 그런데 정명훈씨는 피아노콩쿠르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데뷔가 피아노였을 뿐 지휘자로 40년을 살았다. 자신의 독주회보단 재능 있으나 무대는 부족한 젊은 피아니스트들을 지원하고 공연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힘써주기에 좋을 위치와 연륜 아닌가. 자신의 음악인생 출발점인 피아노에 대한 ‘순수한 향수’ 때문이라면 음악소외지역을 찾아가 여는 무료콘서트면 아름답겠다는 생각도 했다. 물정 모르는 글쟁이의 이런 기대완 전혀 달리 그의 피아노 순회연주회는 둘째아들이 근무하는 독일 음반사(ECM)에서 낸 자신의 첫 피아노음반 판촉을 겸하는 공연이자, 그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개인재단의 기금 마련용이라 한다. 어쩐지 씁쓸한 예술가의 길이다. 예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그의 급여를 매년 5%씩 올렸고 급여 외 1회 지휘에 4200만원 이상 받는 그가 서울시향에서 그동안 지급받은 돈은 140억원가량이라 한다. 그 돈은 평생 한 번도 클래식연주회 근처에 가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대다수 서민들의 주머닛돈, 서울시민의 세금이다.

김선우 시인·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