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0m
높이 20m

청계천에 관광 온 두 시골 노인의 노상담방. “이 뭐꼬?” “하드 아이가.” “와 거꾸로 박았노?” 문맹인가? 수백만 달러 들여 세계적인 작가가 새긴 청계천 복원의 의미에 대한 오독인가?

작가에겐 표현할 자유가 있지만, 보는 이에겐 해석할 자유가 있다. 조용히 죽어 있는 작품보다 소란스럽게 살아 있는 작품이 낫다는 점에서도 해석은 작품 성장의 자원이다. 또한, 일상의 직관이 계몽된 교양보다 훨씬 곧고 빠르게 본질에 가닿기도 한다. 작가 올덴버그의 작품 중에는 독일 쾰른의 한 빌딩에 거꾸로 박아놓은 높이 12미터의 아이스크림 콘 조각이 있다. 팝 취향의 그 작품이 훨씬 더 올덴버그스럽다.

<스프링>은 청계천에 생뚱맞다. 시작도, 과정도, 결과도 서울에 스며들지 못하고 동동 떠돈다. 입방아에, 풍수논란에 표류하느라, 작품은 삶을 시작도 못했다. 그래도 충분히 얘기해야 한다. 본전 뽑는 유일한 방법은 비평적 독해다.

박삼철/공공예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