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시멘트

개발에 밀려났던 달동네가 재개발에 밀려 사라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달동네를 대상으로 민속조사를 할 정도다. 시간의 판관인 박물관이 사라짐을 공식화·미학화하는 것이다.

한 작가는 그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아니 앞질러 가서 그 사라짐을 발굴한다. 작가는 달동네의 형상을 땅에 파고 시멘트를 붓고 묻었다. 그러고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파내 굴다리 축대의 경사에 따라 놓았다. 발굴된 오늘의 달동네다. 하늘 높이 치솟을 내일의 아파트 단지 때문에 사라지는 달동네를 ‘알박기’한 셈이다.

작은 빌딩, 판잣집들, 꼬불꼬불한 골목길 …. 가장 크게 새긴 것은 사람이다. 개발되고 재개발되더라도 사람은 중심에 있어야 한다. 삶의 한 조각이 된 조각도 결국은 사람을 이야기한다. 사람이 문제다.

공공예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