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는 칠흑 같은 바다로 빛을 쏜다. 그 빛이 더 밝게 타오르는 곳은 등대의 뒤편, 뭍사람들의 마음속이다. 사람들이 가장 가고파하는 곳이 등대, 가장 고마워하는 이가 등대원이라는 조사가 있다. 부산 영도등대는 외지고 위태로운 절벽 한편에 까치발로 서 있다. 험지에서 고단한 삶의 처지를 덧이고 악전고투를 마다지 않는 모습이다. 이원경의 <무한의 빛>은 근대 등대 100년에 대한 헌정이다. 깎아지른 절벽과 밀고 당기면서 일어선 파랑 빨강 원호들은 까치발을 한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응원이다. 그 원들을 자르고 뻗어나간 곧고 힘찬 경사봉은 칠흑 같은 고해를 떠도는 삶들에게 길을 뚫어 주려는 의지의 빛줄기다.

등대를 오가는 절벽 비탈길에다 산책길과 전망대를 만들고, 해양도서실과 갤러리, 카페를 조성한 것도 등대를 희망의 공간으로 새로 디자인한 영도등대의 넉넉함이다. 공공예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