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과정이 1년 전과 같다. 지금까진.
일부 체육대학의 폭력적인 관행은 하나도 바뀐 게 없었다. 그걸 기사화하자 파장을 일으켰고, 포털에도 실렸다. “역시 체대생들은 안 돼”, “너네가 그러니 욕을 먹지” 등의 댓글이 줄을 잇고, 해당 대학교 게시판은 비난과 성토의 장이 됐다.
“내 아들이 다니는 곳도 하나도 다르지 않아요”, “우리 학교도 보도해 주세요” 등의 제보 메일이 뒤따른다. 한편에선 “왜 우리 체대만 가지고 그러냐”, “의대, 법대, 공대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보내왔다. “체대 고유의 문화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도 한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도 똑같다. 새내기들은 선배들의 얼차려에 몸과 마음을 다쳤다. 관성에 젖어 ‘체대의 전통’으로 새내기들을 대한 선배들도 누리꾼들의 무자비한 비난에 혼란스럽다. 자신의 학교, 자신의 선후배들을 세상에 까발린 제보자들은 죄인처럼 극심한 불안에 시달린다. 기사의 의도와 달리 마치 모든 체육대학들이 악습을 행하는 것처럼 비쳐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겼다는 사실도 1년 전과 마찬가지다.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는 학교 쪽 반응도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다만, 지난 1년 동안 학교는 ‘알아서들 하겠지’라며 손을 놓았고, 사회는 ‘그들만의 일’인 양 관심을 끊었다. 지난해 체육대학의 실태를 제보했던 새내기는 세상의 무관심 속에 체대만의 ‘문화’를 못 이기고 학교를 떠났다. 또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지 말란 보장이 없다. 상처만 남는 쳇바퀴질을 1년 뒤 또 해야 할까? 이젠 해당 대학과 교수들이 행동으로 답할 차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현장에서] ‘체육대 잔혹사’ 고리끊기 실천으로 답할 때
- 수정 2007-03-09 19:23
- 등록 2007-03-09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