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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대선 후보와 메소드 연기 / 손원제

등록 :2022-01-04 15:04수정 :2022-01-05 02:32

연기는 ‘배우가 배역의 인물, 성격, 행동 따위를 표현해 내는 일’을 말한다. 현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연기 기법으로는 메소드 기법이 꼽힌다. 러시아의 연출가이자 배우인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가 체계화한 연기법이다. 종래 연극의 과장된 발성과 표정 연기 등을 지양하고 사실적인 표현을 지향했다. 특히 배우가 배역(캐릭터)의 성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동화돼 심리와 욕망까지 표현해 내는 단계를 가장 뛰어난 연기라고 봤다.

메소드 기법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배우의 산실로 꼽히는 연기 교육기관인 ‘액터스 스튜디오’에서 주요 연기법으로 받아들인 것을 계기로 전세계에 확산됐다. 말론 브란도, 제임스 딘, 로버트 드 니로 등이 메소드 연기로 찬탄을 자아냈다. 한국에서도 최민식, 설경구 등 명배우들이 빼어난 메소드 연기를 보여준다.

높은 수준의 메소드 연기는 배우가 캐릭터에 빙의하다시피 몰입할 때 나온다. 크리스천 베일, 김명민 등은 극중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수십㎏을 찌우거나 빼는 일도 마다않았다. 희대의 악역인 조커를 연기했던 잭 니컬슨과 히스 레저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오랜 기간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 때문에 메소드 연기가 배우의 과도한 헌신과 희생을 요구한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연기는 캐릭터를 잘 드러내는 기술일 뿐, 꼭 캐릭터 그 자체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로렌스 올리비에나 앤서니 홉킨스 같은 명배우들도 이런 입장에 서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위원장이 3일 윤석열 후보에게 “우리(선대위)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해 달라”며 “자신의 의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일상에선 진심을 감춘 거짓 행동을 일컬을 때 ‘연기하고 있네’라고 한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에게 ‘연기’를 주문한 것은 결과적으로 유권자를 기만해서라도 선거에 이기면 된다는 속셈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게 통할지도 의문이다. 이상적 대선 후보상을 연기하기 위해선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과 오랜 시간 공들여 연마한 연기력이 필요하다. 정치 경험조차 일천한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의 속성 과외를 받아 무대에 오른들 얼마나 관객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까? 어색한 ‘발연기’로 국민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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