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은 윤봉길 의사 의거 제84주년이 되는 날이다. 잘 알다시피 윤 의사는 임시정부 국무회의의 승인을 받고 1932년 4월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천장절(일왕 생일) 및 전승(일본의 상하이 점령) 기념식장’을 기습 공격해 일제 침략군의 수괴를 섬멸했다. 이처럼 윤 의사의 상하이 의거는 국가의 승인 아래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의거 성격을 잘 모르는 일부 사람들은 테러 운운하며 항일의거를 폄하한다. 참으로 안타깝고 실로 참담하기 그지없다.
사전을 보면 ‘테러’는 정치적 적대자 또는 그 단체나 기관에 파괴, 구타, 방화 등의 폭력을 행사하여 상대를 위협하거나 또는 공포에 빠뜨리는 비합법적인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편 전쟁은 국가와 국가 사이의 무력에 의한 투쟁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특공작전은 적지를 기습 공격하는 행위 또는 작전이고 특공대는 적지를 기습 공격하기 위하여 만든 부대라고 기술되어 있다. 쉽게 말해 행위 주최가 국가 사이의 무력투쟁이면 전쟁이고, 개인이 적대자나 적대기관에게 가한 그러한 행위는 테러가 된다.
상하이 의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창설한 ‘한인애국단’이라는 특공대의 작전이며, 국가의 작전계획에 따라 특공대 윤봉길 대원이 철통같은 경비망을 뚫고 일본군 수뇌부를 기습 공격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군인이 적군을 공격한 전투행위이다. 일제도 윤 의사의 의거는 테러가 아니라 교전 중 임무를 수행한 전투행위라고 판단했다. 일본 육군성 인사국이 1932년 9월 외무성에 제출한 ‘상하이의 천장절 식중 폭탄흉변사건’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윤 의사 의거로 사망한 ‘상하이 파견 일본군사령관 시라카와 대장에 대해 공무수행 중 사망이 아니라 전사로 처리해달라는 내용과 본 흉변사건은 상하이 전투 과정에서 우리 군수뇌자 살해를 목적으로 한 적국 특공대원의 공격으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보고서엔 ‘천장절 및 전승기념식장’을 ‘상해전장’(上海戰場)으로 표기했다. 이 보고서를 근거로 해서 일제는 ‘시라카와 대장이 전장인 기념식장으로 옮겨온 일본군 이동사령부에서 전투를 지휘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판단해 그를 전사로 처리하고, 윤 의사도 개인적 차원의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비정규전을 수행한 상대 교전국의 전투원’으로 판정했다. 이에 따라 일제는 윤 의사를 전쟁터에서 사로잡은 적군의 전쟁포로로 간주해 비공개 군사재판에 회부하여 단심으로 형을 확정한 다음 군 형무소에 구금했다가 군부대 영내에서 총살형을 집행했다. 총살형을 집행한 법적 근거는 ‘군인은 총살형, 민간인은 교수형’에 처한다는 일제의 사형 집행 방법에 따른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일본 육군성의 보고서가 기술하고 있듯이 일제 스스로 윤 의사의 의거를 교전행위로 명백히 판정했다. 이로써 윤 의사 의거는 테러가 아닌 국가의 승인하에 수행된 특공작전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일제도 전투행위로 평가한 윤봉길 의사 의거는 장제스 총통의 말처럼 중국 30만 대군이 해내지 못한 대전과를 거둔 특공작전으로 한민족 독립운동사에 기록되어야 하며, 빛나는 특공작전 의거를 테러로 폄하하는 궤변들을 물리쳐야 한다. 광복 70주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스스로 윤 의사 의거를 테러라고 한다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우리는 테러집단의 후예가 됨을 명심하여야 한다.
덧붙여 민족이 갈라져 살아가는 모습을 윤봉길 의사가 본다면 통탄할 것이다. 통일로 미완의 광복을 완성해 그분이 꿈꿨던 완전 자주독립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윤주 윤봉길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