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동혜원 hwd@hani.co.kr,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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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어수봉 |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무인 주문·결제시스템이나 서빙로봇은 대형마트나 편의점, 식당 등에서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편리함과 효율’ 속에서 이뤄지는 변화와 혁신은 우리가 인지하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노동시장 일자리 변동을 초래했다.

‘적응하든지 죽든지 선택하라. 이것은 자연이 한결같이 요구하는 냉혹한 명령이다.’ 지금 우리에게 이보다 더 현실적인 조언이 있을까? 이 구절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인 1922년 출간된 영국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저서 <세계사 산책>의 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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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놓인 우리의 불안함은, 산업혁명 시기 방직기 도입을 반대하며 러다이트 운동을 벌인 영국 섬유 노동자들의 심정과 다르지 않다. 이전 시대 사람들이 그래 왔듯 변화에 대한 도전과 응전은 인간 생존의 숙명이다.

반도체 관련 미-중 기술패권 경쟁으로 연일 세계 경제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과학법을 통과시켰고, 일본은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해 7조4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등 각국 정부는 반도체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과 인력양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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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사실은 결국 반도체도 사람이 만든다는 점이다. 따라서 직업능력개발이 디지털 전환의 솔루션이다. 이에 한국산업인력공단도 지난해 7만6천여명 재직자와 구직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했다.

국내시장이 작아 ‘규모의 경제’라는 이점이 취약한 대한민국의 유일한 돌파구는 과거에도 지금도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것’뿐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 새로운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리스킬링’과 현재 직무의 혁신을 위한 기술을 배우는 ‘업스킬링’이 주목받는 이유다.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해 직업능력을 새롭게 하는 것, 직업능력개발을 통해 ‘내 일(Job)’과 ‘내일(Tomorrow)’을 만들어가는 것이 개인과 기업 모두에 최선의 생존 전략이며, 이는 곧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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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능력개발이 가지는 가치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실 속 직업능력개발은 멀고 낯선 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매년 9월을 직업능력의 달로 정해, 근로자와 기업의 직업능력에 대한 인식을 재조명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다. 2022년은 ‘능력은 새롭게, 내일을 빛나게’라는 슬로건으로 직업능력의 달 기념식,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참여자 중 우수사례 시상(Best of CHAMP Day) 등 17개 행사를 연다.

특히 제16회 인적자원개발 콘퍼런스가 ‘직업능력개발, 오늘과 내일을 잇다’라는 주제로 9월15~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스킬’을 주제로 한 미네르바대학 설립자 겸 총장인 벤 넬슨의 기조강연을 비롯해 미래 직업능력의 역할을 석학들과 고민하고 해답을 논의한다. 이 행사는 한국형 인적자원 개발을 알리고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인 만큼,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