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가을에 발간된 ‘일본 소화기병 학회’ 소책자에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지병을 주치의와 대담 형식으로 비교적 솔직히 이야기한 내용이 실려있다. 소책자 갈무리.
2012년 가을에 발간된 ‘일본 소화기병 학회’ 소책자에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지병을 주치의와 대담 형식으로 비교적 솔직히 이야기한 내용이 실려있다. 소책자 갈무리.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중3때 발병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병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면서, 유독 한국이 ‘아베 건강이상설’에 관심이 많다고 지적했다.

고가 고 <마이니치신문> 전문 편집위원은 26일 기명 칼럼을 통해, 아베 총리가 직접 지병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던 2012년 가을 ‘소화기병 학회’ 소책자를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자신의 주치의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주제로 대담을 했다. 아베 총리가 2차 집권(2012년 12월)을 시작하기 전이었다. 학회지를 보면,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증상이 나타나 50년 가까이 지병을 앓고 있다. 고교 시절엔 병명도 모른 채 1년에 한번 정도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 복통과 혈변에 시달렸다. 1998년 중의원 활동을 할 때는 몸무게가 65kg에서 53kg까지 줄어들 정도로 아파, 게이오대학 병원에 3개월 정도 입원했다.

아베는 신약 효과 덕에 증상이 호전돼 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병이 악화돼 2007년 9월 1년여 만에 사임했다. 당시 아베 총리가 “좀 쉬었어야 했다”며 사임을 후회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번에 쉽게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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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를 배출시킨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도 사퇴와는 선을 긋고 있다. 호소다파 중진의원들은 “코로나 확산으로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는데 지금 물러설 수 없다”거나 “미-중 관계 격화 등 일본의 안전보장에도 중요한 시점”이라는 등 이유를 내세워 ‘사퇴 불가’ 분위기가 강하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전했다.

쟁점은 아무래도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다. ‘궤양성 대장염’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정한 난치병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가 재차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아베 총리가 이달 17일에 이어 일주일 만인 지난 24일에도 병원에 간 것은 ‘혈액 성분 제거 요법’ 등 특수한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약으로 해결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는 얘기다. 고가 <마이니치신문> 편집위원은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서 (건강이 악화된 아베가) 1년 남짓한 총리 임기 동안 뭔가를 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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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 ‘건강이상설’에 한국이 관심이 많은 것도 주목하고 있다. 고가 편집위원은 칼럼에서 “대선 이슈로 한창인 미국이나 애초 고위층 건강 상태를 보도하지 않는 중국에서는 아베 총리 뉴스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며 “1면까지 보도한 유력지가 있고, 주일 한국 대사관 사람들은 정보 수집에 열심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아베 총리가 이달 17일 처음으로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때 이를 비중있게 다룬 한국 주요 언론과 달리, 일본 언론은 대부분 단신 처리를 했다. 아베 총리 지병이 오래된 뉴스인데다 황색저널리즘 성격의 주간지에서 “피를 토했다”고 자극적으로 보도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고가 위원은 아베 총리 건강이상설에 대한 한국의 유별난 관심과 관련해 한국 쪽 인사로부터 들었다는 설명을 전했다. “한국인에게 아베 총리는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일본 총리”이며 “그의 건강 문제는 진퇴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심이 크다”는 것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