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부산의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비(소녀상) 사태에 보복 조처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 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일 정부간 12·28 합의에 대한 파기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외교적 초강수로 이에 대응하며 한-일 관계가 다시 한번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유감이다. 당면의 대응조처로 한국에 존재하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영사를 일시 귀국시키고, 긴급 상황에 통화를 서로 융통하는 통화스왑 협정 논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또 한일간 고위급 경제협의 연기, 부산 총영사관 직언의 부산시 행사 참가 연기 등의 조처도 발표했다.
스가 장관은 이어 이런 대응조처를 언제까지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엔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응하겠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국가이며 그 중에서 이번과 같은 조처를 취하 수밖에 없어 유감이지만, 서로 국가간에 약속한 것은 이행해 줬으면 하는 강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사히신문>은 1일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정부간) 12·28 합의는 양국 외교장관이 맺은 무거운 약속이다. (이번 설치의) 책임을 지자체에게 돌리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변에선 12·28 합의에 따라 일본이 10억엔을 한국에 지급했는데도 소녀상이 이전되지 않는 사실에 대해 “마치 ‘보이스 피싱’(일본어로는 입금사기)과 같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조처로 “한국이 요구해 온 ‘통화스왑 협정’의 부활이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보복 조처까지 언급한 바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