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해 <국방백서>에서도 또다시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라고 기술했다. 또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미-일 동맹 강화 등 아베 정권이 추진중인 일본 안보 정책을 설명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21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한국 국무회의에 해당)를 열어, “일본 고유영토인 북방영토(러-일 간 영토분쟁중인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와 독도의 영토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인 채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국방백서>를 각의결정(의결)했다. 이로써 일본은 고이즈미 정권 시절인 2005년부터 11년 연속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침탈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을 무실화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가나스기 겐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청사로 불러 해당 내용의 삭제와 재발 방지 등을 촉구했다. 국방부도 일본 국방무관을 불러 항의문을 전달했다.
올해 일본 <방위백서>의 초점은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해양을 둘러싼 동향’이라는 항목을 신설해 “국제법 질서와 양립하지 않는 독자적 주장에 기초해 자국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행동하는 사례가 많이 관찰되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중국이 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벌이는 행동에 대해 지난해엔 “고압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대응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일방적인 주장을 타협 없이 실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구절을 추가했다.
중국의 위협으로 일본의 안보 환경이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미-일 동맹 강화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정당성을 적극 홍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이날 <국방백서> 의결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군의 활동이 일본 주변에서 급속히 확대, 활발해지고 있는 상태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국내외에 전하고 그에 대한 방위성의 분석과 평가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기술했다. 이후에도 강한 관심을 갖고 주시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백서>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지난 5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더 현실적이고 급박한 문제가 되고 있다.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