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이 길밖에 없다’고 단정하고 있지만, ‘이 길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14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일본 정계의 천덕꾸러기였던 일본공산당의 약진이었다. 공산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 8석의 3배에 가까운 21석으로 의석수를 늘렸다. 특히, 오키나와 제1선거구에 나선 아카미네 세이켄 후보의 승리로 공산당은 1996년 이래 18년만에 지역구에서 의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은 14일 밤 기자회견에서 “공산당이 이번 선거에서 아베 정권의 폭주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자세를 일관되게 지켜온 게 평가받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공산당의 선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보수의 정서를 대변하는 <요미우리신문>은 15일 “공산당은 소비세 증세나 원전 재가동 등에 대한 반대 등을 내걸고 ‘아베 정권 전체를 묻는다’는 대결 자세를 선명히 했다”며 “이것이 여당에 대한 불신감을 가진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16일 치러진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이전에 반대하는 오나가 다케시(67) 후보를 택한 오키나와인들은 이번 선거에서 4개 지역구 모두에서 자민당 후보를 낙선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공산당의 약진과 대비된 것은 무기력한 일본의 제1야당 민주당이었다. 가이에다 반리 민주당 대표의 치욕적인 패배가 이를 상징한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이던 도쿄 1구에서 자민당 여성 의원에게 패한 뒤 비례대표에서도 회생에 실패했다. 가이에다 대표는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새벽 의석을 잃은 것을 확인한 시점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비상 사태에 빠진 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간사장은 이날 당 간부회의를 열어 후임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일정 조정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일본 공산당 약진…민주당은 추락
- 수정 2019-10-19 20:29
- 등록 2014-12-15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