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중 무절제한 권력 남용
80대 앞둔 나이도 장애요인

우익 중의 우익, 마초 중의 마초로 불리는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 도쿄 도지사(75)가 3선 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이사하라 지사는 그동안 거침없는 언행과 포퓰리즘적 정치행태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려왔다.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한 작가 출신이라는 유명세도 그의 인기에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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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요즘 그의 3선 길은 그다지 평탄치가 않다. 4년 전 선거에서와 같은 폭발적 인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8일 공개된 <아사히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이사하라 지사의 지지율은 53%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5%로 올라갔다. 이는 아주 나쁜 지지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취임한 지 3년째이던 2002년 4월 조사 때의 78% 지지율을 감안하면 하락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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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지사는 한국과 중국 등 이웃 국가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일한합방은 한국인도 희망했다”라든지, “중국인들에게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유전적 요소가 있다”는 등 숱한 망언을 밥 먹듯 해왔기 때문이다.

한때 도전자가 없는 것으로 보였던 그의 3선 행보가 안갯속에 휩싸인 것은 무엇보다 8년 재임기간 중의 ‘무절제한’ 권력남용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가 3선까지 하게 되면 80대 초반의 나이에 접어든다는 점도 장애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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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잦은 호화판 해외시찰과 판공비 남용, 아들을 대동한 국외출장 등 이런저런 문제가 끊이질 않았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공금 남용 문제에 대해서 64%의 응답자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2001년 가을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하루 26만엔(약 202만원)짜리 스위트룸에서 묵는가하면, 같은 해 자원보호와 관광진흥 명목으로 206만엔(4박 숙박비 포함)을 들여 갈라파고스 섬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도쿄도는 총리에 준하는 의전과 예우를 해왔다고 한다.

오랫동안 이사하라 지사를 지지했던 한 인사는 “앞으로 4년 더 지사를 계속하면 만년을 더럽히는 것 아닌가. 할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은퇴했으면 한다”고 한탄했다고 <주간아사히> 최근호가 전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그에 맞설 대항마 찾기도 활기를 띠고 있다. 간 나오토(61) 민주당 대표대행을 비롯해 한국에 널리 알려진 배우 기타노(비트) 다케시(60),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외상을 지낸 다나카 마키코(63) 등 지명도가 높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쪽 인사는 “이시하라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며 거물급 인사영입 방침을 밝혔다.

친정인 자민당의 지원을 마다하고 과거 두 차례 무소속을 고집했던 이사하라 지사는 이번에는 자민당의 추천까지 받아 3선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