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제공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제공

한-미-일 3국이 북-미 협상 조기 재개의 필요성에 공감한 가운데 중국 쪽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선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싱가포르 북-미 공동선언의 핵심은 ‘평화를 통한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비핵화 달성)다.

5일 관영 <신화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왕이 외교부장은 3월 말~4월 초 아세안 4개국 및 한국 등 5개국과 한 양자회담을 결산하는 인터뷰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중-한 양국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공동선언이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관건은 북한이 장기간 직면해 온 군사적 압박과 위협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은 동시에 병렬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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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북-미는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공동선언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를 통한 신뢰 구축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이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란 ‘이정표’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실패했던 방식인 ‘비핵화를 통한 평화’(비핵화는 평화체제 구축의 전제조건)으로 복귀하면서, 북-미 협상도 파국을 맞았다.

한편, 왕 부장은 미-중 관계에 대해선 지난달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 때와 같은 강경 기조를 이어갔다. 그는 “(미-중) 협력은 환영하며, 공정한 경쟁은 피하지 않을 것이며, 대결을 원한다면 차분하고 두려움없이 임할 것”이라며 “중국은 특정 국가가 다른 나라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얀마 쿠데타군의 시위대 유혈진압과 관련해선 “각계가 자제심을 발휘해 유혈사태를 피해야 한다”면서도 “외부세력 개입으로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기존처럼 ‘내정 불간섭’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