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병원에 있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AFP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병원에 있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AFP 연합뉴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각각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에 예방효과를 보였으나, 남아공 변이에 대해서는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오는 2분기부터 모더나 백신 2천만명 분을 공급받기로 지난해 말 계약한 바 있다.

모더나는 25일(한국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자사 백신이 영국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도 각각 바이러스 중화항체를 충분히 생성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중화항체란 일반 항체 중 감염 후에도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보호능력이 있는 항체를 말한다. 모더나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모더나 백신은 다만,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는 다소 떨어졌다. 일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6분의 1 수준의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데 그친 것이다. 모더나는 “이렇게 감소해도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라고 밝혔지만, 남아공 변이에 대한 면역력이 빠르게 약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는 남아공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를 높이는 용도로 수정된 2회차 백신(부스터 백신)을 개발해 조만간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목표로 만든 ‘2회차 백신’ 후보가 남아공 변이와 앞으로 생겨날 다른 변이들에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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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지난 20일 영국 변이에 대해 자사 백신이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진행된 유사 실험에서 남아공 변이에 대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영국과 남아공에서 각각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훨씬 강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생 국가가 55개국에서 67개국으로 늘어났다며,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감염력과 치명률이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고, 국내에서도 유입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모두 27건에 이른다.

최현준 서혜미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