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박 ‘한국케미’가 나포된 페르시아만 해역에서 이란군이 선상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란은 한국이 동결하고 있는 석유 수출 대금으로 유엔 분담금을 내는 방안을 18일 공개했다. WANA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선박 ‘한국케미’가 나포된 페르시아만 해역에서 이란군이 선상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란은 한국이 동결하고 있는 석유 수출 대금으로 유엔 분담금을 내는 방안을 18일 공개했다. WANA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한국에 동결된 석유 수출 대금으로 유엔 회원국 분담금을 내겠다는 의사를 유엔에 전달했다고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18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누리집에 올린 하티브자데 대변인 성명에서 “이란은 미국의 일방적 경제 제재에도 그동안 유엔 분담금을 납부해왔으며 올해 유엔과 안전한 납부 방안을 논의해왔다”며 한국에 동결된 자산으로 분담금을 내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공개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최근 우리가 제안한 방안은 이란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아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유엔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엔 사무총장실과 이 문제를 협의했으며 필요한 조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해외 자산을 부당하게 압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엔이 미국 은행을 거쳐 분담금을 받지 말도록 요청했다”며 “유엔이 안전한 송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외교부도 이란의 요청에 따라 동결 자금에서 분담금을 송금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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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유엔총회 의장단에 보낸 서한에서 이란을 비롯해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소말리아 등 10개국이 분담금을 밀렸다며 이들의 총회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이 내지 못한 액수는 1625만달러(약 18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은 70억달러(약 7조7천억원) 규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주 이란을 방문해 동결 자금과 한국 선박 나포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해결 방안 마련에 합의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페르시아만 인근 해역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를 나포했다. 이란 정부는 이는 ‘기술적 문제’이며 사법부가 처리할 사안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도 17일 한국케미에 대한 사법부의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