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미국은 북한이 갈수록 발언 수위를 높이며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내비치자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미국 언론에선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 2년 만에 북-미 관계가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부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각)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강경한 담화에 대해,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와 성명들에 실망했다”고 논평했다. 지난 9일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 채널을 차단하겠다고 밝혔을 때 내놓았던 입장에 ‘성명들’이란 말을 추가한 것이다. 또 지난 9일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데 더해 “도발을 피하길 촉구한다”는 문구도 추가했다. 북한의 최근 발언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군사적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을 성과로 내세우면서, 추가 진전보다는 북한이 이 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북한을 특정해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원칙도 밝혔다. 그는 이날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우리의 적들에게 알리겠다.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동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우리가 싸운다면 우리는 싸워서 이기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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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6·12 북-미 정상회담 2돌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엔비시>(NBC) 방송은 이날 ‘아름다운 편지에서 어두운 악몽까지: 트럼프의 북한 도박은 어떻게 파산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차례 만났어도 북한 비핵화는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 돌파구라고 평가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 2년 뒤 북-미 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하며, 평양이 추가 도발을 준비해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