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13일(현지시간) 기준 확진자는 전날보다 1289명 늘어나 1만1364명이 됐고, 사망자는 51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19일 이란 정부가 작은 종교도시 ‘곰’(Qom)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한 뒤 하루 증가 폭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한 것인데요. 이란 부통령, 코로나19 대응 실무단장 등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할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도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민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겨레TV>는 지난 11일 스물두살의 이란 대학생 머에데 허메디와 화상 통화를 나눴는데요, 수도 테헤란의 풍경과 이란 현지 상황에 대해 생생한 얘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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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란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의약품·검진키트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관련 물품을 기증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방역과 치료에는 역부족인 실정입니다. 이란 의료진들은 마스크·방호복 등 방역장비가 제대로 지급되고 있지 않다고 호소하는데요. 이란 길란주의 간호조합장 모하마드 델수즈는 이란 일간지 <샤르그>(Shargh)와의 인터뷰에서 “의료용 마스크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간호사들은 현재 집에서 만들거나 안전하지 않은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란 정부의 대응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합니다. 이란 정부가 확진자·사망자 수 등 코로나19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건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을 통해 이란 내 실제 확진자 수가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적어도 몇배는 많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머에데는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너무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거듭 강조했는데요. 한국 정부가 신천지교회를 통한 집단감염 사실을 확인하고 발빠르게 차단 조처에 나선 점이 부럽다고 합니다.
이란 시민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연대’로 코로나19에 맞서고 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직접 만들거나 먹을 것을 병원에 가져다준다고, 머에데는 얘기합니다. 머에데의 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테헤란의 밤 거리를 방역하는 사진도 전해주었습니다. 임대료를 깎거나 면제해주는 ‘착한 건물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란 대학생이 유창한 한국어로 직접 전하는 이란의 생생한 현지 상황.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기획·제작 박윤경 기자 · 박수정 PD yg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