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 커클랜드의 에버그린힐스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9일 사망한 70대 남성이 미국 내 두번째 코로나19 사망자로 확인됐다. 커클랜드/EPA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 커클랜드의 에버그린힐스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9일 사망한 70대 남성이 미국 내 두번째 코로나19 사망자로 확인됐다. 커클랜드/EPA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주에서 코로나19 감염 두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뉴욕 맨해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는 등 서부지역에 집중됐던 코로나19가 동부 쪽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3개 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프랑스에서 확진자 수가 각각 150명, 130명에 육박하는 등 주요 선진국에서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며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감염이 발생해 확진자는 68개국 9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3천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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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킹 카운티 보건당국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시애틀 외곽 커클랜드 에버그린헬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숨진 70대 남성이 미국 내 두번째 코로나19 사망자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앞서 미국 내 첫 코로나19 사망자로 확인된 50대 남성도 이 병원에서 치료 도중 숨졌다. 이들 외에 같은 병원에서만 3명의 추가 환자가 나왔다고 <뉴욕 타임스> 등은 전했다. 나머지 3명 모두 기저질환이 있는데다 고령이어서 현재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그동안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주로 서부지역에 확진자가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이란에 다녀온 3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자 첫 판정을 받고, 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지난달 중순 이탈리아와 프랑스·스페인 등지를 여행하고 돌아온 40대 남성과 10대 등 2명이 추정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동부 쪽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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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는 이날 밤 매너티·힐즈버러 카운티에서 각각 1명이 첫 추정 양성 판정자가 나오자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유피아이>(UPI) 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13개 주 88명(사망자 2명)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무증상 감염 등을 통해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대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는 지난 1월20일 워싱턴주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환자와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한테서 검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분석한 뒤 “워싱턴주에서 1월 중순 이후 최소 6주 동안에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공공위생 전문가인 오그보나야 오멩카 버틀러대 약학대학 교수는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인터뷰에서 “실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직원들은 1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박물관을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파리/EPA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직원들은 1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박물관을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파리/EPA 연합뉴스

유럽도 다르지 않다. 이탈리아에서 확진자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체코·룩셈부르크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오는 등 유럽연합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이탈리아(확진 1694명, 사망 34명)에선 확진자가 전날(1128명)에 비해 50% 늘었다. 북부 롬바르디아와 에밀리아로마냐, 베네토 등에 여전히 확진자가 집중됐지만, 전체 30개 주 가운데 16곳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독일에서도 서남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독일 연방 질병통제예방기관인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독일 전역의 코로나 감염자가 2일 150명으로, 주말을 지나며 2배로 급증했다고 집계했다. 특히 이들 중 절반을 넘는 86명이 독일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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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도 확진자가 이날 35명으로 늘었다. 영국 정부는 새 확진자 12명 중에 6명이 최근 이탈리아와 이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북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핀란드(확진자 6명)·스웨덴(14명)·덴마크(3명)·노르웨이(19명)도 초비상이 걸렸다. 노르웨이에서는 최근 이탈리아를 다녀온 ‘감염’ 의사한테서 오슬로대학병원 의료진 5명이 집단감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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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기세로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을 휩쓸면서 유럽 거리는 하루가 다르게 한산해지고 사람들의 일상도 바뀌고 있다. 감염 우려 때문에 프랑스(130명)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1일 문을 닫았다. 파리 대주교는 파리교구 사제들에게 미사 때 성찬 빵을 신자들의 입에 넣어주지 말고 손에 건네주라고 지침을 내렸고, 프랑스 정부는 “옆 사람에게 관습적인 볼 키스도 삼가라”고 권고했다.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와 독일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 스페인 바르셀로나 엠더블유시(MWC),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가 모두 취소·연기되고 있다.

 또 중동 내 확산 거점이 된 이란에서도 확진자가 1501명(사망 66명 포함)으로 집계되는 등 나흘째 전날 대비 증가율이 60%를 웃돌았다. 오스트레일리아·타이에서는 이날 처음으로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인도네시아·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늘 아침 우리 나라에서도 한 모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둘 다 국내에 여행 온 일본인 감염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정애 조계완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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