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적과 확성기, 건설 현장의 소리 같은 생활 소음이 우울증과 스트레스, 심장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2일 <가디언>을 보면, 토마스 뮌젤 독일 마인츠대 의료센터 박사 등은 최근 미국 심장학회지에 환경 소음이 고혈압,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발생률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 ‘환경 소음과 심혈관 시스템’을 발표했다. 뮌젤 박사는 야간 소음이 호르몬과 혈관 산화 수치를 증가시키고, 특히 항공기 소음에 노출된 동물의 혈관 기능에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다면 가장 심각한 소음에 시달리는 곳은 어디일까? 독일 청력 실험 소프트웨어업체 미미청력기술이 발표한 ‘2018 세계청력지수’를 보면, 가장 시끄러운 도시는 중국 광저우다. 이어 이집트 카이로,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인도 델리가 꼽혔다. 가장 조용한 도시는 스위스 취리히다.

평균 청력이 좋은 나라는 캐나다(2.65), 일본(2.28), 루마니아(1.92) 순이다. 한국은 -1.72로 중국(-1.36)보다 나쁘다. 인도(-12.85), 아랍에미리트(-7.89) 시민들의 청력이 매우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세계 평균치를 0으로 삼고 클수록 청력이 양호함을 나타낸다. 델리 시민들은 나이에 견줘 청력이 19.34살 노화됐다. 20만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와 세계보건기구(WHO) 소음공해지수를 접목한 지수를 개발한 미미청력기술은 “청력 손실과 소음 공해는 64%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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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소음을 “조용한 살인자”로 명명하며 “신체·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세계보건기구도 2015년 ‘안전한 청력 지침’을 내면서 최대 8시간에 소리크기 85㏈ 이하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뮌젤 박사는 이 기준이 느슨하다면서 “60㏈ 이상일 때 심장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보통 자동차 소리는 70㏈, 착암기는 100㏈, 비행기 이륙 소음은 120㏈로 측정된다.

매월 1일을 ‘자동차 없는 날’로 정한 파리에서는 이때 도심 소음이 절반이나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 어인 킹 미국 하트퍼드대 음향학 교수는 “비행기나 기차, 자동차를 더 조용하게 만들 수 있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