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이들이 세계적으로 최하위권의 ‘행복도’를 기록한 동시에, 사회에 대한 ‘만족도’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기구 ‘바키 재단’이 최근 낸 보고서 ‘Z세대 세계 시민의식 조사’ 자료를 보면, 한국 젊은이들은 ‘모든 것을 감안해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 또는 얼마나 불행한가’라는 질문에서 29점을 기록해, 조사대상 20개국 가운데 꼴찌 일본(28점)에 이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행복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나라는 인도네시아(90점)였고, 이어 나이지리아(78점), 이스라엘(73점), 인도(72점) 등이 뒤를 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가 살기 좋은 곳인가 또는 살기 나쁜 곳인가’라는 질문에 한국 젊은이들은 ‘살기 좋다’는 답변보다 ‘살기 나쁘다’는 답변이 많았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유일한 ‘마이너스’(-6점)였다. ‘살기 좋다’는 답변은 캐나다(86점)가 1위였고, 이어 나이지리아(86점), 뉴질랜드(81점), 오스트레일리아(79점), 인도(75점) 등이었다. 남아공(12점), 터키(28점) 등이 한국에 이은 하위권이었지만, 한국과도 차이가 많다.
한국 젊은이들은 사회경제적 여건에 대한 불만이 특히 높았다. ‘사회 통합에서 큰 변화를 얻을 수 있는 요소’를 꼽으라는 질문에, 한국 젊은이들은 42%가 ‘수입 분배의 고른 분포 등 경제적 평등’ 항목을 골랐다. 이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중국(40%)을 넘어서는 가장 높은 수치였다. 다른 나라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인종, 종교, 성별에 의한 선입견의 종식’(평균 30%)은 18%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민자들의 거주와 취직을 완화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한국 젊은이들은 가장 부정적(-29점)이었다. 인도(33점), 중국(30점), 브라질(30점) 등의 젊은이들은 이민자들에게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었고, 한국, 이스라엘(-19점), 러시아(-19점), 나이지리아(-13점) 등이 폐쇄적이었다.
정부에 대한 불만(-29점)도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높았다. 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한국은 가장 미미했다. ‘가장 중요한 개인적 가치’를 묻는 질문에, 한국 젊은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51%)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해, ‘가족을 돕는 것’(22%)이나 ‘정직’(15%), ‘세계에 대한 관심’(5%), ‘다른 이들에 대한 친절’(5%) 등의 항목을 훌쩍 뛰어넘었다.
‘삶에서 가장 걱정을 주는 요소 3가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 젊은이들은 학업(70%)과 돈(66%)을 꼽았다. 이 비율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전세계 15~21살 젊은이 2만8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조사한 것으로, 한국,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이상 아시아), 이스라엘, 터키(이상 중동),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이상 유럽), 나이지리아, 남아공(이상 아프리카),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이상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이상 대양주) 등 20개국에서 각국 1천여명씩 참여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