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도 70년 동안 사과하지 않는 일본이 부끄럽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진보한국을 위한 유럽연대 페이스북 갈무리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도 70년 동안 사과하지 않는 일본이 부끄럽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진보한국을 위한 유럽연대 페이스북 갈무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반인류 범죄행위로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 없이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목소리가 독일 뮌헨 거리에 울려퍼졌다. 성격도 불분명한 돈 10억엔(100억여원)에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덮고 가려는 한·일 정부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 사는 개혁 성향 동포모임인 ‘진보 한국을 위한 유럽연대’는 15일(한국시각)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올려 지난 13일 독일 뮌헨에서 전세계 예술가들과 인권 활동가들이 참여해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촉구한 소식을 전했다. 제 4차 전세계 위안부 기림일 공동행동을 맞아 캠페인을 벌인 이들은 뮌헨 거리에서 “반인류범죄는 우리 모두의 일(Crime Against Humanity is Everyone’s Business)”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광고

 ‘일본은 역사책에 위안부 문제를 담으라’
‘일본은 역사책에 위안부 문제를 담으라’

광고
광고

행사에 참석한 비욘 옌슨(독일) 감독은 “2차 세계대전 중 일상적인 강간 및 폭력의 피해자인 위안부 생존자들은 아직도 일본정부의 공식 사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대다수는 왜 이 문제가 일본 국내에서 공론화되고 있지 않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다”며 “현재 일본 정부가 70여년 전의 일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하더라도, 위안부 피해 당사자들과 뒷세대를 위해 일본군 위안부 역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마땅한 조처를 취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옌슨 감독은 지난 6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잊혀진 필리핀 위안부>를 출품한 바 있다.

광고
지난 13일 독일 뮌헨에 모인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2015년 12월18일 한-일 정부 합의는 무효다’
지난 13일 독일 뮌헨에 모인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2015년 12월18일 한-일 정부 합의는 무효다’

칠레의 여성인권 활동가이자 화가인 코리나는 “과거 인류가 저지른 범죄를 기억함으로써 희생자들을 기리고, 재발을 막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범죄에 대해 명확하게 사죄하고, 생존 피해자들에게 법적보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에서 온 인권활동가 크리스토퍼는 “1960-80년대에 걸쳐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많은 여성들이 감옥에서 고문과 성폭력을 당한 브라질의 불행한 과거가 떠오른다.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반여성 폭력은 전세계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유럽연대 쪽은 “자신의 명예회복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싸워온 위안부 할머니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피해 생존자들이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희망한다”고 한 뮌헨 시민이 말했다고 전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