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이 죽음의 다이어트 약으로 악명 높은 ‘디엔피’(DNP)에 대해 국제 경보를 울렸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이 5일 보도했다. 인터폴은 최근 “불법적이며 치명적인 약물인 디엔피가 다이어트 약이나 보디빌딩 보조제로 사용되고 있다”며, 오렌지 경보를 전세계 회원국 190개국 경찰에 전달했다. 오렌지 경보는 인터폴이 심각하고 급박한 위협이 있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경보다.
인터폴이 오렌지 경보를 내린 계기는 최근 21살 영국 여성이 디엔피를 먹고 숨지고, 프랑스 남성 한명도 디엔피 복용 뒤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여성 사망사건 뒤 디엔피 소지를 금지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디엔피 복용으로 숨진 사람이 적어도 5명에 이른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인터폴에 직접 경보 발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디엔피는 디니트로페놀의 약자로, 원래 살충제 원료 등 산업용으로 쓰이던 물질이다. 1933년부터 인간이 복용하면 인체의 신진대사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로 인해 급격한 체중 감소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이어트 약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디엔피가 일으키는 신진대사 반응이 지나치게 커서, 디엔피를 먹고 숨지는 일이 많이 발생했다. 이 약을 먹고 숨지기 전에 체온이 44도까지 올라가는 일이 일어났으며, 사망하지는 않더라도 백내장 발병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미국은 디엔피를 먹고 사망한 사람들이 줄을 잇자 1938년 이 약을 판매 금지시켰다.
디엔피 복용의 위험성은 이미 오래 전에 알려졌지만 디엔피를 인터넷 등에서 판매하는 일이 아직도 많다는 점이 문제다. 인터폴은 “디엔피는 1980년대에도 보충제로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일었다가 철회됐다. 하지만 디엔피는 최근에도 다시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