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기장에 민감 반응
먼 거리에도 길 잃지 않아
먼 거리에도 길 잃지 않아
새들이 길을 잃지 않고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이유는 부리에 있는 센서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새들이 비행할 때 지구 자기장을 이용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의 게르타 프라이슈너 교수 등 연구진은 독일 과학전문지 <나투어비센샤프텐>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서구(통신에 이용하기 위하여 훈련시킨 비둘기과에 속하는 사육조) 윗부리 안쪽을 덮고 있는 피부막에서 미세한 산화철 결정 구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복잡한 3차원 패턴으로 배열돼 있는 이 구조가 지구 외부 자기장에 특정 방식으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조류가 어떤 자세로, 어떤 움직임을 하든 상관없이 자기장을 감지해 지리적 위치를 파악한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이런 구조는 전서구 뿐 아니라 모든 새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울새와 노란뺨솔새, 닭 등의 부리에서도 철 성분이 포함된 비슷한 구조가 발견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