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국민 배우로 불리는 에마 톰슨이 과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노골적인’ 데이트 신청을 받은 일화를 전해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각) 톰슨이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은 일화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톰슨은 1998년 영화 ‘프라이머리 컬러스’ 촬영차 머무르고 있던 엘에이(LA)의 이동형 숙소(트레일러)에서 트럼프의 전화를 받았다.
톰슨은 상대가 “안녕하세요. 도널드 트럼프입니다”라고 하자 처음엔 장난 전화인 줄 알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 아름다운 집에 와서 묵었으면 한다. 저녁 식사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톰슨은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해보겠습니다”고 답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두번째 부인인 말라 메이플스와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이었고, 톰슨도 배우 케네스 브래나와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상황이었다. 톰슨은 “그날 제 이혼 판결문이 나온 날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어울릴 만한 괜찮은 이혼녀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톰슨은 “제 트레일러(이동형 숙소)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아낸 건지 생각해보니 스토킹 아니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5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톰슨이 트럼프 대통령의 데이트를 승낙했더라면, 미국의 영부인이 달라졌을 수도 있는 셈이다.
톰슨은 우스갯소리로 “그때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미국 역사 자체를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톰슨이 촬영하고 있던 영화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외도 스캔들을 다룬 영화로, 공교롭게도 톰슨이 맡은 역할은 트럼프 대통령과 2020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톰슨은 영국의 노동당 오래된 지지자로 환경·난민·여성 인권 등 여러 진보적 의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톰슨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고, 미국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전미 비평가 협회 등의 여우주연상을 휩쓴 명배우다. 국내에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트릴로니 교수, 크루엘라의 남작부인 역할 등으로 알려져 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