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큰 성과없이 끝난 뒤, 다음 주 24일부터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8일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한 국방비 증액과 나토 동맹국들의 결속을 강조했다. 유럽연합 누리집에 공개된 연설문을 보면, 그는 “러시아가 이미 유럽연합에 직접적 위협이 됐다”며 러시아가 유럽연합 국경 근처에서 도발적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영공을 침범하며, 꾸준히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러시아는 유럽연합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했다”며 “올해 러시아는 자국의 보건·교육 등 사회정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예산을 국방에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할 계획이 없다면 군사비를 그렇게 많이 지출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32개 회원국을 거느린 나토는 24일부터 이틀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연례 정상회의를 열고 현재 국내총생산(GDP) 2%인 국방비 지출 목표치를 5%까지 상향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야 칼라스 고위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에게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는 만큼 나토 동맹의 결속을 유지하는 것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내주 나토 정상들이 모일 때 동맹의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국방비 증액만큼이나 우선순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와의 군비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국제 통신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심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우리 자신의 안보를 보장하는 측면에서 자급자족하기 때문에 나토의 재무장을 러시아 연방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자연스럽게 어떤 위협이 발생하지만, 우리는 발생하는 위협을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나토 국가를 침공할 것이라는 서방 정치인들의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이나 나토 국가들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신화(myth)”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