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26일 방문자들이 샤오미 첫 전기차 에스유7(SU7)을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26일 방문자들이 샤오미 첫 전기차 에스유7(SU7)을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가 전기차를 직접 생산해 28일 출시했다. 미국 애플이 전기차 생산을 포기한 것과 맞물려, 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꼽힌다.

중국 샤오미는 이날 저녁 7시(현지시각) 자사가 생산한 전기차 에스유7(SU7)의 정식 출시 행사를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 행사는 중국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샤오미는 앞서 지난 25일부터 중국 29개 도시, 76개 매장에서 에스유7을 전시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사흘 동안 샤오미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하루 평균 10만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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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모았던 가격은 21만5900~29만9900위안(4012만~5573만만원)으로 책정했다. 스탠다드 모델이 21만5900위안이고 프로와 맥스 버전은 각각 24만5900위안과 29만9900위안으로 책정됐다.

애초 예상했던 20만위안가량 보다 다소 높지만, 샤오미가 경쟁 상대로 꼽는 테슬라 모델3(24만5900위안)보다는 약간 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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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유7은 현대 그랜저와 비슷한 크기의 세단형 전기차로, 지난해 말 디자인 공개 당시 포르셰 타이칸을 닮아 화제가 됐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이날 “자동차를 개발하는 동안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자동차 제조가 극히 어렵다는 점이다. 심지어 애플 같은 거인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전기차 출시는 레이 회장이 2020년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4년 만이다. 샤오미는 베이징 외곽에 72만㎡ 크기의 공장을 세우는 등 약 100억위안(1조850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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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보조배터리, 무선 이어폰 등 주로 소형 정보통신(IT) 기기를 생산해온 샤오미가 중후장대 제조업의 대표 분야인 자동차 생산에 성공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전기차가 엔진이 필요 없는 등 기술 장벽이 낮긴 하지만, 전기차 역시 수많은 부품의 조립과 안전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소형 기기 제조와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샤오미는 베이징자동차(BAIC)와 협력하긴 하지만,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나 대형 포털 바이두 등과 달리 직접 공장을 세워 전기차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화웨이는 차량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운영체제(OS)만 공급한다.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는 합작회사 지분을 줄이면서 전기차 생산에서 한발 물러선 상태다.

최근 전기차 생산을 포기한 미국 애플과도 비교된다. 애플은 자율주행에 관심이 높아진 2014년에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달 블룸버그 등이 애플이 관련 조직을 해산했다고 보도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기대만큼 진척되지 않고 수익성도 불투명해지자 전기차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뿐만 아니라 비야디(BYD), 샤오펑, 니오 등 중국 전기차 굴기가 거세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6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고, 비야디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회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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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 미국과 유럽 등은 보조금 차별 지급, 관세 부과 검토 등으로 맞서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도입해, 중국산 전기차에는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유럽 역시 지난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중국산만 차별한다며 지난 26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맞서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