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야드 바르구티 ‘관용을 위한 아랍 네트워크’ 대표. 바르구티 대표 제공
팔레스타인 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야드 바르구티 ‘관용을 위한 아랍 네트워크’ 대표. 바르구티 대표 제공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40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가자지구 병원과 학교, 난민촌에는 폭탄이 계속 날아들고 있다. 세계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주목하지만,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라말라에 있는 학자이자 인권운동가 이야드 바르구티(Iyad Barghouti)로부터 현재 상황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생각과 전망을 들었다. 그는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구 국가들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면서, 세계가 ‘점령자 이스라엘과 피점령자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궤멸시키고 가자지구를 재점령해도 곧 더 큰 저항이 일어날 것이며, 점령 상태에서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의 땅과 자유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이 변화의 싹이 될 수 있다고도 기대했다.

이스라엘 의회가 자국에 비판적 발언을 처벌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등 삼엄한 상황이지만, 그는 팔레스타인 상황을 알리려 용기를 냈다. 지난 8일 화상으로 인터뷰 했고, 이후 추가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바르구티는 소수자들의 상호 이해와 존중을 위해 활동하는 비정부기구인 ‘관용을 위한 아랍네트워크’(Arab Network for Tolerance) 대표이고, 팔레스타인 비르제이트대학 교수, 라말라 인권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운동과 새 세계질서> <점령지에서의 이슬람화>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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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자지구의 상황은 어떤가.

“가자에서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한달 동안 팔레스타인 민간인 1만1천명이 죽었고, 그 중에 4천~5천명이 어린이다. 나는 이제 더이상 텔레비전이나 동영상을 보지 않는다. 볼 수가 없다. 사람들이 물도, 식량도, 전기도 없이 매순간 계속되는 폭격 속에서 어떤 심정일지 상상조차 할 수 있는가. 그들은 병원과 학교까지 폭격하고 있다. 며칠 전에 가자의 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들은 집을 떠나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로 피신했는데, 이스라엘군이 학교도 폭격하기 때문에 그곳도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100만명 정도가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피난을 갔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남쪽으로 가는 도중에 폭격을 맞았다.

가자는 엄청나게 인구가 밀집된 곳이다. 좁은 지역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좁은 집에서 대가족이 살고 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숨진 사람들의 명단을 보면, 같은 성을 가진 20명, 30명, 40명의 이름이 있다. 때로는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형제, 자매들이 모두 죽고 2살배기 아이만 살아남은 경우도 있다. 지금 이스라엘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해보자, 푸틴은 약 5만명의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러시아로 데려갔다고 한다. 국제형사재판소는 푸틴을 전쟁범죄로 비난하고 기소했다. 그런데 네타냐후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아이들을 죽이고도 아무 문제도 없다. 서구의 이중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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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력한 상황이다.

“나는 차라리 그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살인자를 돕고 있다. 미국 대통령, 영국 총리, 프랑스 대통령 등이 모두 ‘성스러운 이스라엘’을 지원하러 이곳을 방문했다. 여러 나라 정치인들이 휴전을 호소하고 있지만 미국은 ‘노’(No)라고 했다, 그러면 계속 사람을 죽이라는 뜻인가? 그들의 논리는 무엇인가? 미국은 ‘이스라엘은 자위권이 있다’고 말하는 데 점령자가 자위권이 필요한가. 점령을 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야말로 자위권이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주민들에게 북쪽을 비우고 남쪽으로 피난하라고 계속 경고하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의 80%는 난민인데, 1948년 이스라엘이 세워질 때 집과 땅을 뺏겨서 가자로 간 사람들이다. 10월7일 하마스가 공격했던 지역은 이전에 가자주민들이 살았던 마을과 집들이 있던 곳이다. 가자 주민들은 외부로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1948년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에 1~2주만 집을 떠나있으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이미 70년 넘게 기다렸다. 이번에도 하마스를 없애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떠나려하지 않는다. 피난은 집과 가족과 추억과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국가에 대해 정치 체제, 어떤 형태의 국가가 필요한가를 이야기하지만, 우리에게는 ‘집으로’ 돌아갈 권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스라엘이 지금 피난을 떠나도록 요구하는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군사적으로 그들은 북쪽에서 자신들 맘대로 폭격과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북부를 비우기를 원한다. 두번째로 가자지구 남부는 이집트와 가깝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로 밀어낼 기회를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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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13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부상 당한 남성이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급하게 달려오고 있다. 칸 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13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부상 당한 남성이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급하게 달려오고 있다. 칸 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이집트가 가자 피난민들을 받아들일까.

“이집트는 안보 우려, 국내 문제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1973년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맺은 평화협정은 취약하고, 시나이 반도에는 이집트 군대가 적고 많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집트는 또다른 문제가 더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이집트 경제 문제가 심각하고 이집트 정부는 취약하다. 미국이 그들에게 계속 압력을 행사하면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다. 이것은 가자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그들이 가자를 떠나면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 제노사이드(특정 집단에 대한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완전한 제노사이드다. 한달 동안 1만1천명 넘게 죽고 4만명이 다쳤다. 병원도 약품도 없다. 이제 병원도 운영을 멈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너진 집 아래 깔려 있는지 알 수도 없다. 실제 상황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다. 이것이 제노사이드가 아니면 뭐가 제노사이드인가.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인간이 아니라) ‘인간 괴물’과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갈란트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인간이 아니라며, ‘인간 괴물’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어떤 느낌인가.

“우리에게는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7일에는 이스라엘 정부의 장관이 ‘가자에 핵폭탄을 투하해야 한다’고 했다. 시오니즘에 대해서 연구하면, 시오니즘이 ‘인종주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은 약속받은 특별한 사람들이며, 반드시 성스러운 땅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가 가자지구를 주목하지만, 당신이 살고 있는 서안지역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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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에서 이미 약 8천명이 감옥에 갇혀 있었고,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이 시작된 뒤에 (가자가 아닌) 서안에서 약 3천명을 체포해 고문했다. 3명은 감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가자보다 서안을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성서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에서 서안이 가자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안은 예루살렘, 헤브론을 의미하고, 그들은 이곳이 유대인의 도시라고 주장한다. 서안에 7백여곳의 정착촌이 세워졌고 100만명 넘는 이스라엘 정착민이 있다. 서안의 모든 팔레스타인 도시와 마을들은 봉쇄되었다. 이스라엘은 도시와 마을마다 문을 만들어 닫아버렸다. 모든 마을과 도시가 감옥과 마찬가지다. 이제 나는 라말라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밖으로 가려면 산길로 걸어서 가야하고 차를 타고는 갈 수가 없다. 서안의 도로에는 450여곳의 이스라엘 검문소가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이 도시 밖으로 나가려면 이스라엘 군대에 체포되거나 유대인 정착민들에게 살해된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축출’하고 난 뒤에 서안에서의 공세를 더 확대할 것으로 보는가.

“이스라엘 확장 정책의 문제가 있고, 네타냐후 개인의 문제도 있다. 네타냐후는 이 전쟁이 끝나면 감옥 또는 법정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 전쟁이 장기화되기를 원한다. 전쟁 동안에는 네타냐후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병원에서 한 소년이 아픈 어머니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칸 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13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병원에서 한 소년이 아픈 어머니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칸 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 봉기)가 일어날까.

“전통적인 의미의 인티파다가 일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서안지구에서 매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제닌과 나블루스, 그밖의 도시들에서 이스라엘군과 시위대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 협력해서 상황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충돌은 매일 벌어지고 있다. 10월7일 이후 서안에서 160명이 숨졌고 2000명이 다쳤고 3천여명이 체포되었다. 이런 상황은 1·2차 인티파다 동안에도 없었다. 이미 일종의 인티파다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마스는 단순한 군사조직이 아니라 이슬람 이데올로기에 의지하는 민족주의 운동이다. 그들은 가자에고 있고, 서안에도 있으며, 팔레스타인 밖에도 있다. 수천명의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 감옥에도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없애는 것은 쉽지 않다. 하마스가 약해진다고 해도 몇년 뒤에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을 어떻게 보는가.

“10월7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전에 하마스는 이스라엘 병사 4명을 붙잡고 있었고 그들을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교환하려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거부했다. 그래서 하마스는 더 많은 이스라엘인을 붙잡아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교환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공격을 하러 갔을 때 그들은 상황이 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들은 300명 가까운 이스라엘인들을 붙잡았는데 그들 중에는 이스라엘 병사도 있고 민간인도 있다. 하마스가 그날 공격에 나선 우선적인 목표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의 교환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마스가 수많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 아닌가.

“그날 공격의 첫 단계 이후에, 많은 무책임한 사람들이 그곳에 들어갔고, 우리는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날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살해된 이스라엘 민간인이 많다는 보도도 있다. 2006년 하마스에 붙잡혔던 프랑스계 이스라엘 병사 샬리트와 팔레스타인 포로 천여명을 교환한 뒤 이스라엘은 적에 붙잡힌 이스라엘인은 죽이는 게 낫다는 ‘한니발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금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한다, 이란이 이 공격을 지원 또는 배후 조종했을까. 이번 전쟁이 헤즈볼라와 이란이 개입하는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가.

“지금 이스라엘인들은 매 순간마다 이란에 대해 꿈을 꾸고 있다. 심지어 버스 사고가 일어나도 그들은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헤즈볼라도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이란이 이런 상황을 원한 것 같지도 않다. 사람들은 지금 벌어지는 문제가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이스라엘과 점령 아래 있는 팔레스타인 사이의 문제가 아니고,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어떤 역할을 할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 지대에서 제한적 충돌로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그들이 전쟁으로 나아갈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은 레바논 내부의 상황이 있고, 지중해 가까운 곳에 미군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서방이 지금 상황을 이란 대 아랍, 수니파 대 시아파의 갈등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도 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몰아낸 뒤 이스라엘이 가자를 통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1956년과 1967년 두번 점령했지만, 가자 주민들의 저항 때문에 가자를 떠났다. 그들이 다시 가자에 돌아온다면 1~2년 뒤에 저항이 벌어질 것이고 그들은 다시 가자를 떠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가자지구를 비롯한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을 중단하고 정상국가로 행동하고, 이웃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지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남과 북으로 나눴고, ‘완충지대’ 명목으로 북부를 통제하겠다는 계획인데.

“한 동안은 그들이 하려는 모든 일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 전 세계에 1400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있고, 1400만이 조금 안되는 유대인이 이스라엘과 전 세계에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와서 다른 사람들의 땅을 빼았았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제국주의적 이유로 이스라엘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이스라엘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고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전세계 유대인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되기를 원했지만, 이곳은 유대인에게도, 비유대인에게도 안전하지 않은 곳이 되었다. 이스라엘이 다른 이들과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면 그들은 정의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이 그들의 집으로 돌아갈 권리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월22일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표시되지 않은 지도를 들고 ‘새 중동 구상’을 밝히고 있다. 뉴욕/UPI 연합뉴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월22일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표시되지 않은 지도를 들고 ‘새 중동 구상’을 밝히고 있다. 뉴욕/UPI 연합뉴스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하면서 들고 있던 ‘새 중동 계획’ 지도에는 팔레스타인이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추방하고 유대인 국가를 만들려 한다. 그래서 네타냐후의 지도에는 가자지구도, 서안도 없다. 최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인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경제적 통로에 대해 논의했다. 그것은 인도에서 사우디를 거쳐 이스라엘 남부와 요르단, 지중해로 이어지는데, 가자지구나 가자지구 근처를 지나가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쫓아내기를 원한다. 이것이 그들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경제적 구상, 경제적 이익이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를 재점령하려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나.

“분명 그렇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서 가자를 비우기를 원하지만, 불가능할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그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잠시 동안 이스라엘의 계획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장기간 유지될 수는 없다.”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지금 전쟁으로 중단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협상은 재개될까.

“지금으로서는 협상이 어려워졌지만, 다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사우디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가까워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제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공동의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가까운 곳에 네옴시티 등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우디는 거의 대륙처럼 거대한 데 하필 이스라엘과 가까운 모퉁이에 그 도시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1993년부터 미국의 중재로 오슬로 협정과 ‘두 국가 해법’이 논의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이전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상황이 왜 더 악화되었는가.

“팔레스타인은 1948년에 땅을 잃었고, 오슬로협정에서 남아 있는 겨우 22%의 땅이라도 가지겠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협정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어떤 형식의 국가 같은 것조차 팔레스타인이 가지는 것을 거부했다. 이스라엘인들은 인종주의자다. 그들은 우리를 ‘괴물’이라고 부르면서, 왜 괴물에게 땅을 나눠주냐고 한다. 오슬로 협정은, 내가 보기에는, 팔레스타인의 권리에 대한 범죄였다. 오슬로 협정에서 팔레스타인은 땅의 78%를 이스라엘이 가지는 것에 동의했고, 그들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팔레스타인인들의 대표라는 데 동의했을 뿐이다. 78%의 이스라엘 땅과 22%의 팔레스타인 땅이 아니라, 78%의 이스라엘 땅과 PLO의 대표권을 인정한 것이다. 100달러를 나누는데, 한쪽이 78%를 차지하면서, 상대방에게 ‘아 당신은 좋은 사람이야’ 이렇게 말해주고 끝난 협상이었다.”

13일 미국 시카고에서 수백명의 유대인 평화운동가들이 이스라엘 총영사관 입구를 막은 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중단과 휴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 제공. AP/연합뉴스
13일 미국 시카고에서 수백명의 유대인 평화운동가들이 이스라엘 총영사관 입구를 막은 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중단과 휴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 제공.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두 국가 해법’을 다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쟁 이후 다시 ‘두 국가 해법’이 진전될 것으로 보는가.

“바이든은 거짓말쟁이다. 1947년 이래로 유엔 결의안은 이스라엘 국가와 팔레스타인 국가의 두 국가 해법을 논의했다. 두 국가 해법의 필요성에 대해 수없이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 중 하나(이스라엘)는 이미 존재하는데, 왜 다른 쪽은 안되고 있는가? 누가 그것을 막아왔는가? 두 국가 해법은 가능하지 않다. 서안에 와서 본다면, 마치 체스판처럼 조각조각 쪼개져 있다. 팔레스타인의 한 마을 둘레에는 4곳의 유대인 정착촌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안에 국가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법은 무엇인가? 1948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우리가 살던 땅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을 한 국가라고도 부를 수 있다. 우리가 땅으로 돌아가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다면 정치 체제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는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유대인들과 아랍인 사이에 문제가 없었다.”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의 공존은 가능할까.

“가능하다.”

―세계 곳곳에서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처지에 공감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여론의 변화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서구 국가들, 워싱턴, 런던, 파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대규모 시위를 했다.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이 범죄국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홀로코스트에서 유대인들이 당한 고통에 대해 눈물을 흘렸지만,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범죄자가 되었다. 지난 100년 동안 팔레스타인의 가난한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위험한 국제적 시오니즘 운동에 맞서 싸우고 저항해 왔다. 세계의 다른 편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지지하거나, 이해한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진정한 도움이 된다. 우리는 세계가 우리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에 짓밟히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한국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세계가 우리 상황을 잘 알게 되고, 팔레스타인의 더 나은 미래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