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앙아메리카 순방을 위해 29일(현지시각)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탑승구로 들어서고 있다. 타오위안/AFP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앙아메리카 순방을 위해 29일(현지시각)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탑승구로 들어서고 있다. 타오위안/AFP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민진당)이 미국 경유 일정이 포함된 중미 순방을 시작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이 29일 대만을 출발해 9박10일간 중미의 수교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는 일정을 시작했다. 차이 총통은 ‘민주의 파트너 공영의 여행’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일정에 나서며 타오위안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침착하고 자신감 있으며, 양보하지도 도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유와 민주주의의 길을 확고히 걸어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길은 험난하지만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외부의 억압은 세계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결심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번 중미 순방을 위해 갈 때는 미국 동부의 중심인 뉴욕을, 올 때는 서부 중심인 로스앤젤레스를 경유 형식으로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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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인 다음달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동한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에 크게 반발하며 대만섬 전체를 포위하는 고강도 군사훈련에 나섰다. 중국이 이에 대해 거듭 반발하자, 미국은 이번 경유는 그동안에도 해온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이를 핑계로 도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2019년 7월에도 비슷한 형식으로 뉴욕과 콜로라도를 방문하는 등 그동안 여섯번 미국 영토를 밟았다.

중국은 거듭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주펑롄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차이 총통이 매카시 의장과 만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훼손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도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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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친중’ 성향의 마잉주 전 총통(국민당)은 지난 27일부터 대만의 전·현직 총통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양안 관계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