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타이에서도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 사회혁신에 젊은이들의 협력과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공간들이 최근 잇따라 등장했다.

홍콩현대문화원은 몇몇 문화·시민단체들과 함께 지난 8월 청년 사회적기업인들의 협업 기구인 ‘좋은연구소’(goodlab.hk)를 출범시켰다. 8월30일 홍콩 주룽반도 도심에 있는 좋은연구소에선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홍콩 청년 30여명이 삼삼오오 모이거나 흩어지며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재가공해 물고기밥으로 만들거나, 노인 복지 문제와 씨름하는 이들이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서로 뒤섞여 어울리고 있었다. 홍콩에서 책상 3개를 들일 사무실을 얻으려면 한달 90만~100만원은 줘야 하지만, 좋은연구소는 40만원에 빌려준다. 좋은연구소는 이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다듬고 투자자와 연결해 현실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이다 웡 홍콩현대문화원 원장은 “사회적 문제를 풀어내려면 젊은이들의 열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좋은연구소 출범에 힘을 보탠 문화단체 ‘매드’(mad.asia)는 지난해 말 주룽반도 서쪽 해안 산책로를 한달 동안 개방하도록 홍콩 정부를 설득했다. 100여명이 산책로 난간에 색색의 천을 덮어 작품으로 만들거나 준비한 춤을 공연했고, 7000명이 다녀갔다. 이 단체 크리스털 챈 선임매니저는 “금지된 장소를 열어 해방감을 느끼게 하고 창의성과 사회성을 일깨우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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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연구소와 비슷한 성격의 공간이 타이에도 지난 5월 등장했다. 수도 방콕 짜뚜짝공원 인근의 ‘싱크’(thesync.org)(사진)는 사회적기업을 차리려는 타이 청년 15명이 월 9만원을 내고 공간을 나눠 쓴다. 건설공사장에서 쓰고 버리는 시멘트 봉투를 가방으로 만드는 ‘콘크리트 모드’라는 프로젝트는 건설업체도 관심을 보여 조만간 함께 제품을 생산할 참이다.

싱크의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소라미스트 친타나마누스는 “사회를 더 낫게 바꾸려는 꿈을 꾸는 이들이 함께 생각을 모으고 나누는 공동체, 공간을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콩 방콕/글·사진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