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00
2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당한 아이를 안고 달리고 있다. 자발리아/신화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당한 아이를 안고 달리고 있다. 자발리아/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로의 인도적 지원 물품 봉쇄를 해제한 가운데 최근 며칠 사이 굶주림으로 숨진 어린이와 노인이 29명이라고 팔레스타인 당국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85명이 또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마제드 아부 라마단 보건부 장관은 22일 “지난 며칠 사이 어린이 29명이 굶주림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29명 중 일부는 고령자라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내부로 들어온 물품은 (트럭) 90~100대 분량으로 남부와 중부에 집중됐다. 빵집용 밀가루부터 들어왔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하다고 전했다. 다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고 있으며 가자지구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 중이다.

옌스 라에르케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22일 의약품과 밀가루, 영양제를 실은 약 200대의 트럭 중 90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했지만, 아직 구호단체들이 치안 불안과 약탈 위험, 이스라엘군과의 공조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아 구호 물자 배급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

유니세프는 올해 가자지구에서 9천명 이상의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치료를 받았고, 내년에는 수만 명이 영양실조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있다고 밝혔다.

가자 주민들의 굶주림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의 의료지원 단체 ‘프로젝트 호프’는 가디언에 “3월초부터 이어진 봉쇄로 어린이, 임산부, 수유하는 여성의 영양실조가 급증했다. 일부 진료소에서는 최대 42%, 수유여성의 34%가 영양실조를 진단받았다”고 보고했다.

광고
광고
22일(현지시각) 가자시 가자항구 근처 텐트에서 머물고 있는 가자 주민들. 가자시/로이터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가자시 가자항구 근처 텐트에서 머물고 있는 가자 주민들. 가자시/로이터 연합뉴스

국제적십자사와 적신월사연맹(IFRC)의 대변인인 토마소 델라 롱가는 알자지라에 “이전에는 하루 500~600대 트럭이 투입되었지만, 지금은 아마도 그 2배는 더 필요하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고 깨끗한 물을 구하고 지원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악몽과 같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가자시티 북부 알잘라 거리에 있는 주택을 폭격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가자 북부 자발리야 4층짜리 주택도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약 50명이 갇혔다. 가자시타 북부에서 피난가는 사람들은 가자시 서쪽 해안 도로변까지 밀려났다. 중부 도시인 다이르 발라흐에서도 드론 공습으로 아파트가 공격받아 3명이 사망했다. 22일 이후에만 가자 지구 전역에서 최소 85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

광고
22일(현지시각) 세계식량계획(WFP)는 가자 중부 다이르 발라흐의 빵집에 한 달 여만에 밀가루를 제공하고 있다. 다이르발라흐/A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세계식량계획(WFP)는 가자 중부 다이르 발라흐의 빵집에 한 달 여만에 밀가루를 제공하고 있다. 다이르발라흐/AP 연합뉴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