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통령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 15일 동안 10명 넘는 모임은 하지 말라는 등의 권고가 포함됐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통령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 15일 동안 10명 넘는 모임은 하지 말라는 등의 권고가 포함됐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가 7~8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보름간 10명이 넘는 모임은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가 가파르게 확산하며 여러 주들이 휴교령과 음식점 폐쇄 등 특단의 조처를 내놓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정부 차원의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구성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을 위한 대통령의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직접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10명보다 많은 규모의 사회적 모임은 피하라 △가능하면 일이나 수업을 집에서 하라 △식당이나 바, 푸드코트에서 식사나 음주하는 것을 피하고 드라이브스루, 테이크아웃, 배달을 사용하라 △자유재량에 의한 여행이나 사교 방문을 피하라 △중요한 지원을 위한 게 아니라면 요양원이나 장기보호시설 방문을 피하라 △자주 손 씻고 얼굴을 만지지 않는 등 개인위생을 잘 챙겨라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이 향후 15일간 따를 새 가이드라인”이라며 “우리 모두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구속력은 없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호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광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여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얼마나 갈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물음에 “그건 내가 매일 전문가들에게 하는 질문”이라며 “우리가 정말 잘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사망자 수를 훨씬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전문가들)은 7월이나 8월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하는 식이었지만, “이건 전부 사라질 것”이라며 곧 해결될 것처럼 말하던 기존 태도와는 사뭇 달라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조금씩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에 대해 전날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으나, 이날 기자들이 재확인을 요청하자 “그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통제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경기침체(recession)으로 들어서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럴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그것(코로나19)이 지나가고 우리가 해결해내면 엄청난 (증시·경제) 상승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광고
16일(현지시각) 낮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맥클린에 있는 식료품·잡화점인 자이언트 매장의 화장실 휴지 코너가 텅 비어있다. 황준범 특파원
16일(현지시각) 낮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맥클린에 있는 식료품·잡화점인 자이언트 매장의 화장실 휴지 코너가 텅 비어있다. 황준범 특파원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시엔엔>(CNN)은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4400여명, 사망은 80여명이라고 집계했다. 하루 사이 확진자 약 1000명, 사망 10여명이 늘어난 수치다.

각 주와 주요 도시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 강도 높은 조처를 내놓고 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과 그 옆 메릴랜드주는 이날부터 식당과 술집 등을 전면 폐쇄했다. 매장 내 식사는 못 하고 테이크아웃(포장)이나 배달만 가능하게 한 것이다. 미 동부에 맞붙어 있는 뉴욕주, 뉴저지주, 코네티컷주도 공동으로 이날부터 식당과 술집, 체육관, 영화관, 카지노 등의 영업을 기약 없이 중단하기로 했다. 음식점은 테이크아웃만 허용된다. 미네소타주, 켄터키주, 루이지애나주, 인디애나주도 이런 조처에 들어갔다.

광고

심지어 뉴저지주는 주 전체에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를 권고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 등 실리콘밸리 일대 6개 카운티는 약 700만명의 주민에게 3주 동안 외출을 최소화하라는 ‘자택 대피’ 명령을 내렸다.

미국 대선 일정에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공화당)는 17일로 예정된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프라이머리·예비경선)과 관련해,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이유로 투표장을 폐쇄하겠다고 16일 밤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코로나19 해외 비상
코로나19 해외 비상
344
화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