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허리케인 마이클이 동반한 강풍으로 인해 플로리다 지역 건물들이 무너지고 지붕이 날라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EPA 연합뉴스
10일 허리케인 마이클이 동반한 강풍으로 인해 플로리다 지역 건물들이 무너지고 지붕이 날라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EPA 연합뉴스

26년 만의 최악의 허리케인 ‘마이클’이 휩쓸고 간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 지역은 전쟁터 같았다. 시속 250㎞(초속 약 69.4m) 강풍에 나무와 송전탑이 힘없이 쓰러졌고, 4m 넘는 파도에 맞아 무너진 해안가 주택의 잔해가 거리를 채운 빗물 위에 떠다녔다. 주민 37만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지고, 30만 가구가 정전된 플로리다는 암흑 지대가 됐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의 10일 발표를 보면, 멕시코만을 따라 북상한 마이클은 이날 정오께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에 상륙할 무렵 세력이 5등급(카테고리-5)에 육박했다. 최고 풍속은 시속 155마일(249㎞)에 시간당 300㎜의 기록적 폭우를 동반했다. 풍속 157마일(253㎞)부터는 최고 등급인 5등급이 된다. 마이클은 1992년 이 지역에 상륙한 ‘앤드루’ 이후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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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공위성 사진에 플로리다주로 향하는 허리케인 마이클의 모습이 잡혀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누리집
9일 인공위성 사진에 플로리다주로 향하는 허리케인 마이클의 모습이 잡혀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누리집

마이클은 플로리다, 조지아, 앨라배마 등 남부 3개 주에 큰 상처를 입혔다. 해안가 주민 37만5000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고, 관공서와 학교 등은 일제히 폐쇄됐다. 강풍으로 주택 지붕이 날아갔고, 가로수와 전신주들의 쓰러졌다. 소나무 허리가 뚝뚝 끊기기도 했다. 쓰러진 나무가 주택을 덮쳐 플로리다 북부에 사는 주민 1명 등 2명이 숨졌다. 송전탑이 쓰러져 플로리다에서 26만5000가구, 조지아와 앨라배마에서 5만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멕시코만 원유 생산의 약 40%, 천연가스 생산의 약 33%가 감소하는 피해도 입었다고 전했다.

이번 피해는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동남부 캐롤라이나 지역을 휩쓸고간 지 한달여 만에 발생했다. 미국에는 연평균 10개의 허리케인이 오는데, 플로렌스-마이클 조합처럼 한달 사이에 초강력 허리케인이 잇따라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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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마이클이 상륙한 10일 플로리다의 해안가 집을 높은 파도가 강타하고 있다. 이날 마이클은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워 플로리다 지역에 상륙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허리케인 마이클이 상륙한 10일 플로리다의 해안가 집을 높은 파도가 강타하고 있다. 이날 마이클은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워 플로리다 지역에 상륙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 같은 이상 기후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지구 온난화다. 미국 해양대기청 소속 기후학자 토머스 넛슨은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멕시코만은 오랫동안 온난화가 진행된 곳으로, 수온 상승에 사람이 기여했다는 근거가 있다”며 “온난화는 허리케인으로 유입된 공기에 많은 수증기를 공급해 더 많은 강우량을 만들고 풍속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은 멕시코만 유카탄반도에서 시작될 당시 열대성 저기압에 불과했지만, 북상하면서 세력을 키워 5등급에 가까운 4등급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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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