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통상당국이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1차 협상을 열어 거의 9시간 가까운 마라톤 탐색전을 벌였다.

 산업자원부는 이날 1차 협상을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협상에서 양쪽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및 이행과 관련해, 각각의 관심분야와 민감분야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어 “우리 쪽은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무역구제 등을 관심분야로 제기했다”며 “미국 쪽이 제기한 관심분야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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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협상에 우리 쪽은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이, 미국 쪽은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협상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6시50분에 종료되는 등, 9시간 가까이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산자부는 “양쪽은 이번 협상에서의 논의사항을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안에 2차 개정협상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차 협상은 수주 안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쪽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2차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협정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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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쪽 수석대표인 유명희 국장은 협상 뒤 기자들과 만나 “쉽지 않은 협상인 건 사실인 것 같다”며 “상호 관심 이슈 및 민감한 이슈를 교환하고 상세하게 파악하는 자리였으며, 양쪽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진 사안들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미국 쪽 요구 사항과 관련해선 “자동차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며 말을 아꼈다.

 유 국장은 협상 시한에 대해 “인위적 시한은 설정한 게 없다”며 “국익 극대화와 이익균형을 찾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시한이다. 못다 한 내용과 결과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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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쪽도 이날 회담 뒤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양쪽은 하루종일 이어진 협상동안 상호 우선적인 관심분야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쪽은 “자동차나 자동차부품과 같은 핵심 산업제품 부문에서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으로 가기 위한, 또한 미국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특정 부문의 부가적인 핵심적 장벽을 해결하기 위한 제안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미국민들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하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선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우리 목표는 분명하다. 양국 간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