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아이오와주 세다르 래피즈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지난 21일 아이오와주 세다르 래피즈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건강보험법)의 이번주 상원 처리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 그리고 공화당 내에서도 전운이 돌고 있다. 트럼프케어 처리가 또다시 미뤄지거나 상원 통과에 실패하면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말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공화당 상원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원내대표는 비밀 작업 끝에 트럼프케어 상원 법안을 지난 22일 공개한 뒤 이번 주 안에 이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케어는 하원에선 지난 5월 재수 끝에 가까스로 통과한 바 있다.

상원 법안이 통과돼야 하원 법안과 최종 조율을 거쳐 최종적으로 트럼프케어가 처리된다. 상원 법안은 보조금 지급 기준을 연령에서 소득으로 되돌리고,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를 즉각 폐지하지 않고 2021년까지 점진적으로 폐지하도록 해 하원 법안보다는 다소 유연해졌다.

광고

그럼에도 트럼프케어의 상원 처리 전망은 그리 녹록지 않다. 민주당이 오바마케어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이자 ‘부자를 위한 제도’라고 비판해온 트럼프케어에 찬성할 리가 없다. 따라서 다수당인 공화당 상원의원 52명 가운데 3명 이상의 이탈표가 생기면 처리가 어렵다. 현재 테드 크루즈를 비롯해 5명의 상원의원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빌 캐시디 상원의원 등도 우려를 표하거나 명확한 입장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캐시디 의원은 빈곤율이 높은 지역구의 특성상 메디케이드를 축소하는 내용이 지역에서 역풍을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광고
광고

트럼프케어에 대한 정치권 외곽의 우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암 협회’는 “암은 무서운 병”이라며 “보험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반대편에선 공화당을 후원하는 큰손인 코크 형제가 되레 메디케이드 등을 더 축소해야 한다며 보수적 견지에서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트럼프케어 통과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25일(현지시각)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법안을 통과시키기는 아주 아주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 대안은 죽은 시체가 된 오바마케어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광고

상원 통과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일부에선 표결 연기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 쪽 입장을 두둔해 왔던 제리 모런 의원도 “이번주 말까지 투표가 진행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콜린스 의원도 “이번주 안에 법안이 통과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회유·설득하지 못한 채 무리한 상정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