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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장 “지구가 불탄다…화석연료 업체들 횡재세 매겨야”

등록 :2022-09-21 13:37수정 :2022-09-22 02:31

구테흐스,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기조연설
“오염 유발자가 기후변화 피해 비용 내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시작된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처의 절박성을 강조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큰 이익을 본 화석연료 기업들에게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폭염, 홍수, 가뭄 등 점점 더 심해지는 기후변화 피해와 관련해 “오염 유발자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화석연료 생산자들, 투자자들, 그 조력자들에게 이를 통고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모든 선진국들에게 화석연료 기업들의 횡재 이익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천연가스·석탄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초과이익을 대상으로 거둔 ‘횡재세’는 기후 위기 피해가 심각한 나라들, 식량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가 함께 다뤄야 할 문제를 논의하는 이날 유엔총회를 개막을 맞아 기후변화와 에너지난 등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경고와 호소를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불만의 겨울이 다가오고, 생활비는 급등하고, 신뢰는 무너지고, 불평등은 폭발하고, 지구는 불타고 있다”며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는 우리는 거대한 지구적 기능 장애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총회에 참석한 정상들에겐 “기후 위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라며 “자연에 대한 자살적 전쟁”을 멈추라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주장한 횡재세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재난과 식량난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에 빠져 있지만, 그 원인을 제공한 에너지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덕에 기록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최대 석유 업체 엑손모빌은 2분기에 178억달러(약 24조8천억원)라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이들이 거둔 막대한 초과이익을 기후위기로 신음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게 횡재세의 논리적 근거다. 기후변화 피해가 심각한 국가들도 이번 총회에서 부국들이 횡재세를 거둬 피해 복구에 쓰도록 하는 게 국제적 정의에 부합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이 이미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를 올해 유엔 총회의 화두로 삼았기 때문에 도입 움직임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 14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발전 및 화석연료 업체들의 초과이익에 횡재세를 매겨 1400억유로(약 195조원)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으로 혜택을 받아 기록적 이익을 얻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런 시기에 이윤은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되고 전달돼야 한다”고 했다. 비정부기구들은 곡물 업체들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리를 취했다며 횡재세 대상으로 삼자고 주장하고 있다.

‘분수령의 시기: 복합적 도전들에 대한 전환적 해법’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유엔총회에선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을 집중 논의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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