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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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지난 한 달간 6.7% 상향 조정됐다. 약세장에서 크게 떨어진 목표주가도 소폭 반등했다. 그 배경에는 이례적인 달러 강세 현상이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낸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3153억원의 증익 효과를 예상한다”며 현대차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24만원으로 올렸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환율 효과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전통적인 ‘고환율 수혜주’는 선방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엔저’ 현상과 기업별 환헤지 비율 등은 이를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1261.1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21.13원)보다 12.5% 뛰었다. 상승폭은 올해 들어 계속해서 커지는 추세다. 올 1분기 평균 환율은 지난해 1분기보다 8.1% 오른 1205.29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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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환율의 효과는 이미 1분기 실적에서도 부각된 바 있다. 반도체나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수출에 주력하는 제조업은 통상적으로 달러 강세의 수혜를 보는 업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 기여한 환 효과가 3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의 증감을 사유별로 분석한 결과, 5510억원의 증가분이 환율 상승에 기인한다고 봤다. 2분기 이후 이들 기업을 향한 기대치가 높아진 이유다.

변수는 일본 엔화를 포함한 다른 국가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처럼 한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국가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한국 기업은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주요 생산기지가 있는 신흥국 통화의 흐름도 영향을 미친다. 해당 생산기지에서 수입하는 원자재·부품의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 등의 효과가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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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은 특히 유로와 엔 등 이종 통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이들 환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 113.8엔에서 올해 1분기 116.4엔으로 오르더니, 2분기에는 129.7엔으로 치솟았다.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도 떨어지는 추세다.

다만 엔 약세의 부정적 효과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잦아든 뒤 가시화할 전망이다. 강성진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족 때문에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완성차 기업들 사이에서 가격 경쟁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엔저’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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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종에서는 높은 환헤지 비율도 ‘강달러’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조선사들이 대표적이다. 환헤지 비율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70%, 삼성중공업이 10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조선사는 일정 수준의 환율에 외화를 매도하기로 약정하는 통화선도계약 등을 통해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피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이 맺은 달러 매도 통화선도계약의 평균 약정환율은 1161.21원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