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지난 40년간 ‘세계의 생산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공업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경제 고속성장’이라는 제2차 성장모델 변혁단계로 이행하면서 거대한 질적·구조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놀라운 지표 하나가 발표됐다. 중국 디지털경제 규모가 35조8천억위안(6122조8740억원·2019년)으로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6.2%를 차지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공산당의 산업발전전략 및 정보통신기술 정책부서인 공업신식화부의 싱크탱크 중국신식통신연구원(CAICT)이 지난 7월에 발표한 ‘수치로 보는 중국경제발전백서’에 담긴 지표다. 여기서 디지털경제는 정보통신(ICT) 신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모든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연구원에 따르면, 디지털경제는 이미 2014~2019년 기간에 중국 전체 지디피 증가율의 50% 이상을 기여했다. 코로나19를 맞기 이전부터 그동안의 고속 성장을 발판으로 중국이 사실상 ‘디지털 경제’에 진입한 셈이다. 디지털경제의 핵심인 ‘정보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의 지디피 증가율은 2017년 20.5%, 2018년 27.8%, 2019년 18.7%로 다른 업종에 견줘 압도적인 성장세를 구가중이다. 올해 1분기 중국 지디피가 사상 최대 하락폭(전년 동기대비 -6.8%)을 기록했음에도 디지털 서비스부문은 눈부신 성장률(13.2%)을 보였다.

중국의 디지털경제는 이미 세계 선두권에 이른 상태다. 디지털 경제규모만 놓고 보면 4조7천억달러(2018년)로, 미국(12조3천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 국내총생산에서 디지털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34.8%로 미국(60.1%)·일본(46.1%)에 이어 3위다. 특히 ‘디지털 산업 경쟁력’은 중국(71.3%)이 미국(56.1%)과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라고 상하이 사회과학원은 평가·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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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에 띄는 건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흐름을 한단계 더 진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전략으로 대규모로 광범위하게 추진중인 ‘신형 디지털 인프라(SOC)’ 투자프로젝트 7대 분야(5G, 인공지능, 빅데이터, 산업인터넷 등)는 디지털경제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대륙 전역에 깔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국가 경제전략이다. 기존에 추진해온 ‘인터넷플러스(+)’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통과하면서 디지털경제 전환에 더욱 속도를 붙이는 양상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베이징무역관의 보고 등에 기초해, 14억 인구를 거느린 거대한 ‘규모의 경제’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한다. 코트라는 “넓게 볼때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경제는 개발과 확산이 매우 빨라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잘 발휘된다”고 말했다. 일당제 공산당이 지휘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특유의 선도적·집중적·일관적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은 2004년에 이미 핀테크를 수용하고 2015년에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표방하는 등 선도적인 정책을, 2017년에 ‘대중창업·만중혁신’(수많은 사람의 무리가 창업하고 창조·혁신에 임하자) 정책과 성·시 주도의 디지털경제 육성책을 집중적으로 내놓았다. 먼저 규제를 풀어주고 문제가 발견되면 나중에 사후 보완하는 정책 기획·집행방식이다. 이렇듯 10여년간 전방위로 키워온 디지털경제 정책들이 이번 코로나19 이후 전면화하는 양상이라는 얘기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