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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재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 ‘먹튀 논란’ 어떻게 할까

등록 :2020-07-02 19:12수정 :2020-07-03 10:21

상폐 위기 신라젠 계기로 개선 목소리

문턱 낮아지며 진입 늘었지만
바이오·제약 10곳 중 1곳만 흑자

임상 실패 발표 직전
스톡옵션 팔아치워 신뢰 하락
투자자 보호 안전장치 시급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한 때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신라젠이 상장 폐지 위기에 내몰리면서 ‘기술특례 상장 제도’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무 상태가 기존 상장 요건에 못 미쳐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코스닥 상장을 허용해주는 제도이나, 애초 기대와 달리 투자자 피해를 낳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2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제약기업은 모두 56곳이다. 특례로 상장한 전체 기업(86곳) 중 65%를 조금 넘는다. 이 제도는 지난 2005년 도입됐으나 이들 바이오·제약기업이 코스닥에 본격 진입한 것은 최근 4년간이다. 시장에서 ‘바이오 거품’이 형성된 시기라고도 평가한다. 주목할만한 영업 실적을 낸 곳은 드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바이오·제약 회사 56곳 중 50곳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냈다. 445억원 적자를 낸 헬리스믹스를 포함해 100억원 이상 적자를 낸 곳만도 16곳에 이른다. 물론 바이오·제약 분야가 다른 업종에 견줘 이익을 내기까지 회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특성을 염두에 두면, 상장 이후 1~3년 내 흑자 전환에 성공 못 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술특례 상장 제도에 모든 책임을 돌리기는 어렵다. 한국거래소 쪽도 “일부 특례상장기업이 부침을 겪었지만, 제도 도입 뒤 관리 종목까지 간 경우는 아직 2건에 불과하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인트로바이오, 알테오젠 등 최근 4년 새 국외기업에 1조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등 성과를 낸 사례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둘러싸고 뒷말이 나오는 배경엔 낮아진 문턱을 이용해 상장한 뒤 모은 자본금을 경영진이 엉뚱한 데 써서 투자자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번한 현실이 놓여 있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오는 10일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 신라젠뿐 아니라 ‘1호 특례상장 기업’인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도 임상 3상에서 약물 혼용 가능성이 문제가 되자 이를 공시하기 전 특수관계인들이 주식을 팔아 구설수에 올랐다. 매년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막대한 스톡옵션을 받았다가 임상 실패 발표 직전 보유 주식을 파는 부정 거래에 가까운 행위도 잦다. 금감원 쪽은 “임상 실패 발표 전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매각 등으로 특례상장사 제도 전반에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례상장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이뤄지고는 있다. 지난 2018년 금감원이 바이오·제약 상장기업에 대한 사업보고서 작성 기준과 심사를 강화한 데 이어 한국거래소도 지난해부터 특례 상장 심사 관련 기술 평가인력을 확충하고 심사 기간을 늘렸다. 바이오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선 안전 장치가 좀더 추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대표 제약사 중 한 곳에서 공시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간부는 “바이오·제약기업 정보가 대단히 전문적인 분야인 만큼 역량 있는 기업이 더 많은 투자를 받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정보를, 더 정확하게 공시하도록 거래소나 상장 주간사가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례상장기업들은 다른 상장 기업보다 혜택을 입고 시장에 진입한 만큼 의도적 불공정행위나 사기성 경영활동을 할 경우 (다른 상장 기업들보다) 징벌적 조처를 당국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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